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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텔레마케터라면 어렴풋이 기억나는 에피소드들(1)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콜센터 안이든 밖이든 쉿!!!>

by 명랑처자

250217 아빠랑 새벽 걷기하며 한 컷^^


나의 첫 번째 직장에서는 어쩌다 보니 4년 넘게 일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홈쇼핑 관련 에피소드들이 대부분이다. 앞서 짧게나마 이야기했었지만 그 정도의 양은 너무 적어서 좀 더 보충해 볼까 하다. 너무 같은 회사에 오래 있다 보니 매일 만나는 고객들도 다양하지만 고객과 소통하는 특히 신입 텔레마케터들도 다양하다. 그냥 세상엔 똑같은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날씨가 화창한 어느 날 1 차콜이 인입됐다]


고객: 안녕하세요 제가 주문한 냉장고가 있는데 언제 올까요?

상담원: 아... 네~ 주문하신 두대 모두 말씀하시는 건가요?

고객: 네... 배송지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두 개 모두 차례대로 배송지 안내 해 주세요.

상담원: 네 알겠습니다.(두 개의 상품에 대한 주소지를 친절히 안내 해 주었다.)


-1차 통화종료-



[잠시 후 해당 고객의 2 차콜이 연결됐다.]


고객: 제가 주문한 냉장고 두대 모두 배송지 확인하고, 배송날짜도 함께 알려주세요.

상담원: 아 네 본인확인 후 안내 해 드리겠습니다. ->주문자: 남자 고객, 인입고객 :여 배우자

죄송합니다만 본인 이외에는 자세한 안내가 불가합니다.

고객: 전 상담원은 본인확인 없이도 배송지까지 안내해 줬는데 이제와 안된다는 게 말이 되나요?


-2차 통화종료-



->1차 콜 연결 시 안내해 준 신입 상담원의 본인확인 누락으로 배우자에게 주문한 상품들의 배송지가 확인됐다. 이후 2차 콜 연결 시엔 방어해서 안내하지 않았지만 일은 이미 터지고 상급자에게 전달된 이 날의 사건은 콜센터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상급자가 통화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피해보상을 운운했고, 이후에는 여러분의 상상력으로 무리 플리즈~^^


[그날도 비가 안 왔지만 콜은 여전히 연결되었다]


고객: 안녕하세요 혹시 사장실에 가려고 하는데 주소가 어떻게 되나요?

상담원: 네 고객님 책자 보시게 되면 가장 뒷 페이지 오른쪽 밑부분에 나와 있습니다.

고객: 네 알겠어요


-1차 통화종료-


-> 이 에피소드는 이미 얘기해 드린 바 있는 것 같다. 신입 상담원의 해맑은 답변으로 사장실에 도착한 고객은 썩은 고구마 한 상자를 집어던졌던 사건이었다. 한동안 센터 안에 '본인확인'은 필수였다. 이후 주소를 삭제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고객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14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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