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브랜딩에 대한 단상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유치가 필요하므로 '브랜딩'의 관점을 빌려 자사의 매력을 높이고 우수 인재의 유입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초기 비즈니스 팀으로서의 존재 이유와 지향점을 명확히 밝히고, 자신들이 적합하다고(fit) 생각하는 일하는 방식과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이를 채용 장면에서 활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채용 브랜딩 작업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을 내부적으로도 활용하여 대내외적으로 일관성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채용 브랜딩 담당자는 여러 스토리텔링을 고민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창업자의 스토리'다. 리더가 얼마나 멋진 철학과 배경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조명하며(주로 투자 성과 혹은 이름을 들어본 과거의 대기업 경험) '우리의 리더는 성공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으니 여기에 올라타면 당신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얼른 이 로켓에 탑승하라고 재촉한다. 채용 브랜딩 과정에서 다루게 되는 스토리 중 또 하나의 대표적인 스토리는 '팀 스토리'다. 최복동(최고의 복지는 동료)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지금 우리 조직에 있는 당신의 (앞으로 함께 하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 동료들이 얼마나 유능하고 탁월한 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고 당신의 성장을 위해 회사에서 제공하는 매력적인 환경과 자원을 알려준다.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원하는 후보자의 자질과 특성을 더욱 명확히 밝히는 동시에, 후보자 입장에서도 조직의 색깔과 지향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활동이 실제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나와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가 실제로 조직에서 제시하는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을 때'여야 한다. 만일, 후보자가 조직에 첫발을 들여놓기 이전에 가졌던 기대가 환상으로 판명 난다면 후보자의 헌신과 몰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채용 브랜딩에 쏟았던 모든 비용과 수고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조직의 재창조>에서 프레데릭 라루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고용주의 브랜드화'라고 불리는 마케팅 분야가 등장하여 회사의 고용주가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고객뿐만 아니라 직무 지원자들이 긍정적인 의견을 갖도록 유혹한다. 채용 과정은 종종 두 당사자들에게 편안하지 않은 춤과 같다. 좀 더 키가 크게 보이려고 하이힐을 신고 뱃살을 줄이려고 꽉 끼는 옷을 입으며, 보통의 경우 잘 알아보기 어려운 진한 화장을 한 두 당사자들이 추는 춤 말이다.
동료들에게는 채용 목표와 같은 것은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터에 대해서 훨씬 더 정직한 경향이 있다. 결국 그들은 자기와 함께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동료에게 회사를 과장하여 소개한다면 채용된 후의 생활에서 그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채용 브랜딩을 위해 살펴야 할 것은 먼저 '구성원들의 진정성'이지 않을까?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에 우리 각자는 진정 동의하고 있는지, 그것을 마음으로 수용하여 그렇게 행동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만일 그것이 어렵다면 무엇 때문에 어렵고, 장애와 제약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브랜딩을 '정신'으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OO 브랜딩'이라고 한다면 그 중심에 지향점이 분명한 정신이 있어야 하고, 그 정신을 바라보며 삶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그 정신을 올바로 해석하고 있는지, 삶을 살아가는 데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야 한다. 또 누군가는 브랜딩을 '관계'로 정의한다. 그래서 'OO브랜딩'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관계는 과연 진실한지를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조직이든 사람이든 진실한 관계는 둘러싼 장막을 걷어내고 자신의 중요한 여정의 순간들을 나누었을 때 더 끈끈해진다. 'OO 브랜딩'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멋진 장막을 만들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고 중요한 여정을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진실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브랜딩을 위한 질문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