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거북, 그리고 슈퍼 직장인
얼마 전에 가족들과 그림책 전시회를 갔다가, 아들과 동화책 한 권을 골라왔습니다. ‘슈퍼 거북’이라는 동화책인데요. 우리가 잘 아는 ‘토끼와 거북이’의 뒷 이야기를 상상한 작품으로 토끼를 이긴 거북이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는 하루아침에 온 세상의 영웅, 우주 대스타가 되었습니다. 동물들은 거북이를 보려고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그의 모든 것을 따라하고 흉내내기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건너는 거북이의 느린 모습을 보고 다른 동물들이 ‘저렇게 느릴리가 없어. 슈퍼 거북은 우리보다 훨씬 빨라야지!’라며 수군대자, 거북이는 진짜 ‘슈퍼 거북’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빨라지는 방법이 나온 책을 모조리 찾아 읽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일 고된 훈련을 거듭하며 날마다 더 빨라지려고 안간힘을 쓰죠. 하지만 그럴수록 거북이는 점점 지쳐갑니다. 그의 마음 속에는 딱 하루만이라도 느긋하게 자고, 느긋하게 먹고, 따스한 볕도 쬐고, 무엇보다 이전처럼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천천히 걷고 싶었죠.
결국, 토끼와의 재대결 날이 밝아옵니다. 경주에 대한 걱정과 압박감에 며칠 밤낮을 제대로 잠 못 이룬 거북이는,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경주 도중에 그만 깊은 잠에 빠져 토끼에게 패배하고 말지요. 그리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간 거북이가 아주 오랜만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단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슈퍼 거북’의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거북이가 점점 지쳐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경주에서 진 거북이가, 오히려 집에 돌아와 세상 모르고 깊은 단잠에 빠질 수 있었던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자기다움’과 관련이 있을 겁니다.
저는 ‘자기다움’을 ‘내 감정과 생각, 가치와 태도가 일과 관계 속에서 일관성 있게 움직이는 상태’라고 설명하는데요. 슈퍼 거북의 이야기는 바로 이 ‘일관성’이 깨졌을 때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를 너무나도 잘 보여줍니다. 슈퍼 거북의 이야기로 ‘자기다움’의 네 가지 요소를 같이 살펴보며 거북이가 지쳐간 이유와 단잠에 빠질 수 있었던 이유를 알아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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