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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Oct 20. 2019

<놀면 뭐하니 : 유플래쉬> 전문성을 생각하다

오랜만에 만난 긱스(Gigs)를 통해 긱스러움을 생각하다 

MBC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 에서

오랜만에 ‘긱스(Gigs)’를 만났다.



긱스는 보컬 이적, 베이스의 정재일, 기타의 한상원, 건반의 정원영 등이 모여서 만든 어벤저스급의 프로젝트 밴드다. 99년에 발매된 1집 앨범은 당시 나도 CD로 구입했었고 수록곡인 ‘노올자’나 ‘CHAMP’같은 곡들은 가끔 노래방에서 부르곤 했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의 곡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련됐고 사람들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https://tv.naver.com/v/1049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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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의 노래를 즐겨들었고, 뮤지션들을 좋아했으면서, ‘긱스’라는 밴드명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에서 온 건지 잘 몰랐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긱 경제를 이야기할 때의 그 ‘긱(Gig)’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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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경제(Gig Economy)’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긱 경제는 임시직을 통해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기업 경제 흐름을 이야기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IT/테크 기업들이 떠오르면서 더욱 이 말이 화두가 되었고, 앞으로의 노동시장의 미래가 긱 경제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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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는 당시에 멤버들끼리 자유롭게 잼 연주를 하면서 즉흥적으로 결성된 팀이라고 한다.


함께 연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모였고, 자연스레 사람들과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와 즐거움, 그리고 그 과정을 반복적으로 이어나가면서 경험한 새로운 시도와 결과물이 더 큰 희열을 주었기에 계속해서 팀으로 음악을 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자발성, 즉흥성, 재미와 즐거움, 새로운 시도와 성취.

이런 요소들은 지금도 어디에서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시작이자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보다 예술(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훨씬 더 엄청나게 앞서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년 전에 이미 ‘긱’이라는 말로 그들의 정체성을 설명해서 이름을 붙였고 ‘긱정신(Gig Spirit)’에 입각해서 (실제로는 그게 긱정신인지 뭔지 그들은 신경도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음악 작업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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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럽다는 표현이 적합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긱스럽게’일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전문성은 필수 조건이다.


각자 자기 영역이 있어야 하고 그 영역에서는 굉장히 유연성을 가지고 자유자재로 자신의 영역을 주무르고 조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안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한 팀을 이룰 때 다른 사람에 맞추어서 혹은 팀이 원하는 분위기와 곡의 방향에 맞추어서 얼마든지 변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에서 드럼 스틱이 부러졌어도 남은 하나의 드럼 스틱만으로도 최상의 연주를 보여준 이상민 드러머는 위와 같은 의미에서 진정한 ‘긱스의 멤버’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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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mber of GIGS가 되기 위해서-


나 역시 내 분야에서 긱스의 멤버가 되고 싶다.


전문성은 아무도 가보지 못한 오아시스,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지만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여행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곳을 향한 여정 속에서 내 색깔이 조금 더 짙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빈티지의 느낌이 강렬해지는 가죽처럼, 오래된 가구와 책장에서 느껴지는 중후함 처럼, 고유한 정서와 색깔, 그리고 무늬가 나타나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주에서 어떠한 곡이든 누구와의 합주든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한 유연성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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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철학자는 '놀이'에 대해 '반드시 극복할 필요 없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전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두렵지 않은 긱스 경제를 맞기 위해서, 긱스 경제에서 더 자유로움을 찾기 위해서, 나는 더욱 나의 일을 '긱스러운 놀이'로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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