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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Dec 09. 2019

핵심가치를 바꾸는 것과 지키는 것

핵심가치를 다시 들여본다는 것의 의미

조직이 핵심가치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되는 국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조직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구성원의 숫자가 늘어날 때죠. 인원이 적었을 때는 창립자의 철학을 공유하기도 쉬웠고 소통과 의사결정도 신속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전 직원들이 모이는 타운홀미팅을 통해 직접적으로 빠르게 소통했는데, 100명을 넘어 200명, 300명... 인원이 늘어나다 보니 매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직이 성장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도 함께 늘어나면서 조직 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이슈가 발생합니다. 



조직의 성장은 창립자의 역할을 확장시킵니다. 


창립자는 자신의 철학을 공유하는 것 외에도 신경 쓸게 점점 늘어납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대내외적인 파트너십에 신경 쓰면서 투자도 유치해야 하고, 언론과 대중에 비추어지는 이미지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과 고객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현금흐름과 재무 상황도 수시로 살펴야 합니다.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고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 줄, 그야말로 조직에 FIT한 인재를 제대로 선별하고 뽑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됩니다. 시간은 정해져 있고 챙겨야 하는 일은 점점 늘어납니다. 동시에 조직은 새로운 사람들로 계속해서 채워지고요.  



핵심가치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이 시점입니다.


그 마음은 아마도 

‘앞으로도 더 인원이 많아지고 규모도 커질 텐데 그때에도 핵심가치가 조직 안에서 지금과 동일하게 작동될 수 있을까?’, ‘조직이 커져도 같은 철학을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으면 좋겠다.’라는 고민과 생각에 기인할 겁니다. 


즉, 이전에 각자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였지만 이젠 우리 한 배를 탔으니,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더 힘차게 노를 저어가자는 것이죠. 그래서,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우린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더욱 쉽고, 직관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전달되길 원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구성원들이 이해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신념으로 받아들여 일상에서 까지 동일한 모습으로 구현되었으면 하는 것이 조직(혹은 창업자)의 바람일 겁니다.


이러한 기대로 조직은 기존의 핵심가치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서, 그 보다 조금 더 업데이트된 Version 2로 핵심가치를 바꿀 계획을 찾게 되죠. 




핵심가치를 바꾸고 싶은 걸까요? 지키고 싶은 걸까요?


기존에 잘 실천되고 있는 초심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가치의 본질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핵심가치를 바꾸어야 한다면? 그것은 핵심가치를 바꾸라는 말일까요, 지키라는 말일까요? 


핵심가치를 바꾸는 것 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라는 말은 '고유의 믿음과 철학'이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가치는 문구 (TEXT) 가 아니라 '고유의 믿음' 그 자체입니다. 만일 환경의 변화로 핵심가치를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바꿈의 방향이 ‘조직의 우선순위가 되는 믿음 자체를 다르게 설정한다’는 것인지 ‘조직의 우선순위 되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핵심가치의 겉모양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인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의 우선순위가 되는 믿음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핵심가치는,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핵심가치의 문구(TEXT) 그 자체는 조직이 추구하는 믿음을 표기하는 상징에 불과합니다. 핵심가치의 본질은 믿음과 가정 그 자체죠. 

'조직(팀)은 어떤 의미인가'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 조직에서 성공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 조직은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는가'

와 같은 질문에 대해 답을 논의하면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이 조직 안에서의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조직문화를 만듭니다. 


조직문화는 이러한 믿음에 기반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했을 때 집단안에 형성된 믿음의 결과입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무엇인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면, 특정한 상황에서 반복적인 루틴/습관이 발견된다면 집단안에 특정한 믿음이 있다고 할 수 있죠. 




핵심가치를 바꾸는 것. 

그것은 핵심가치의 문구를 바꾸는 걸까요, 우리의 믿음을 바꾸는 걸까요. 

그리고 그 안에서 잘 유지하고 가꾸어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가고 싶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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