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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Dec 16. 2019

조직문화, 우리 안의 동백꽃은 과연 필 수 있을 것인가

조직문화 사이클 모델을 만들어보았다

내 나름대로의 조직문화 사이클 모델을 만들어보았다.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긍정적인 조직문화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심리적 안전감은 어떤 경로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일까?'


신뢰니, 조직문화니, 심리적 안전감이니 이런 말은 일단 접어두고


그냥 일상에서 평소 친구와 만나서 대화하고, 새로운 모임에 가서 각자가 적응해가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한 번 떠올려보자.


친구를 만나면 우리는 가벼운 일상의 소재로 대화를 나눈다. 

최근에 자주 보는 TV 프로그램이나 연예인 이야기, 

예전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이야기, 

지난주에 갔던 맛집, 

휴가 때 계획하고 있는 여행, 

육아에 도움이 되는 최신 아이템, 

나를 열 받게 하는 상사 등 이야기의 소재는 우리의 삶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면서 

우리는 상대방 또는 그룹 안의 분위기를 인지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는 다양하지만, 

대화 장면에서 느껴지는 상대방 또는 그룹의 분위기는 

서로 주고받는 '정보와 감정의 양'에 영향을 준다


정보와 감정의 양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의적으로) '숨긴다'와 '노출한다'로.   


즉, 

정보의 교환은  

'여기서는(당신에게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VS 꼭 필요하지 않아도 이야기한다'와 같은 두 가지 차원으로 볼 수 있고, 

감정의 교환은 

'여기서는(당신에게는) 내 감정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VS 내 감정을 편안하게 드러낸다'의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 또는 그룹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특정한 정서를 만들고, 

이것이 심리적 안전감 또는 불안감을 만든다.


친구가 잠깐 화장실에 간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다른 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그 친구를 험담한다면

그 모임에서 자신을 오픈하고 개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의 어떤 이야기가 그들의 도마에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는 매번 본인을 주시하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이상한 루머를 만들어내는 동네 사람들이 무서워,

마음에 호감이 있던 용식이와의 만남도 수차례 거부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본인을 믿어주고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용식이의 일관된 사랑에 

결국 마음을 열어 '평생의 내 편'을 만들게 된다. 




조직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친구와의 우정이나 사랑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으로부터 느껴지는 정서는 그 사람에 대한 믿음(가정)을 형성한다. 


'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지만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 참 신기하더라!' 


'왠지 그 모임은 내 이야기를 하기가 망설여져. 너무 깊게 이야기하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말을 끊는 게 낫겠어, '


위와 같은 상반된 태도는 개인이나 조직에 가지고 있는 가정에 근거한다. 

그 가정이 우리의 태도를 개방적으로 만들거나 혹은 더욱 방어적으로 만든다.




위와 같은 생각을 근거로, 

조직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표현해본다면 이와 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1.  신뢰의 고리 (The Cycle of Trust) 


1. 일상의 가벼운 대화 (Small Talk)

일상의 가벼운 소재로 서로 간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위해 나누는 대화


2. 상호작용 (Interaction)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


3. 정서 (Emotion)

그룹에서 개인이 느끼는 특유의 느낌과 분위기  


4. 심리적 안전감 (Psychological Safety)

그룹 안에서 어떤 말을 해도 나에게 불이익이 없고, 관계가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5. 자기개방 (Self-Disclosure)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태도 


_

조직 안에 형성된 긍정적인 정서와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 안의 개인에게도 쉽게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만든다. 


자기개방 상태인 개인이 많이 모여있는 조직은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왔을 때에, 그 구성원 또한 어떠한 이야기를 해도 조직 안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는 안전감을 갖게 하고, 동일하게 개방적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2. 불신의 고리 (The Cycle of Distrust)



1. 일상의 가벼운 대화 (Small Talk)

일상의 가벼운 소재로 서로 간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위해 나누는 대화


2. 상호작용 (Interaction)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


3. 정서 (Emotion)

그룹에서 개인이 느끼는 특유의 느낌과 분위기 


4. 심리적 불안감 (Psychological Insecurity)

그룹 안에서 특정한 말과 행동이 자신에게 불이익과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


5. 자기방어 (Ego Defense)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방과 거리를 두거나 스스로를 속이는 태도 


_

조직 안에 형성된 부정적인 정서와 심리적 불안감은,  조직 안의 개인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든다. 

자기방어 상태인 개인이 많이 모여있는 조직은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왔을 때에, 그 구성원 또한 특정한 말과 행동이 자신에게 불이익이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고 동일하게 방어적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위의 조직문화 사이클 모델은

슈나이더(Schneider)가 이야기한 ASA모델(유인, Attraction - 선발, Selection - 이탈, Attrition)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어떤 조직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조직의 특정한 색깔에 이끌려 지원하게 되고, 조직을 대표하는 면접관들은 조직의 색과 잘 부합하는 사람을 선발하게 되며, 조직 안에 들어와서 사회화 되는 과정 속에서 조직의 색과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을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도 조직이 같은 색상을 유지하면서 동질성을 지키고, 더욱 강한 조직문화를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은 지금 어떤 대화를 어떻게 나누고 있을까?

그들은 대화 속에서 어떤 집단의 정서를 느끼고 있을까?


우리 조직은 동백이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가?

우리 안에서 동백꽃은 결국 필 수 있을까? 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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