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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Feb 19. 2020

'자기다움'으로 만드는 조직문화

진정성 있는 조직문화를 위한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

'자기다움'은 나만의 고유성, 곧 정체성(identity)을 뜻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해 자기다움을 고민합니다. 가장 자기다운 정체성을 갖는 것이 최고의 차별성이기 때문이죠.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살리기 위해 최근에 기업의 마케팅이나 브랜딩 담당자들은 수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을 활용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이고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여 주기적으로 브랜드와 관련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합니다. 일러스트를 활용한 카드 뉴스나 웹툰을 만들기도 하고, 계절, 기념일, 명절, 연휴 등을 고려하여 때마다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고유한 색깔과 정체성을 끊임없이 표현하여 고객과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때로는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며 우리가 그동안 관심을 가지 못한 영역으로 시선을 돌리게끔 합니다. 파타고니아 옷을 입고 프라이탁 가방을 메면서 지구 환경과 재활용품 사용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기업은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매체와 수단으로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는 이런 정체성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곧, 고객과 ‘반가운 이웃의 관계’가 되기 위해 자기다움을 드러내고 수많은 교류를 시도합니다. 기업의 진정성 있는 시도와 노력에 감동한 고객은 본인 스스로 브랜드의 좋은 이웃이 되고자 결심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특정 브랜드를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거나 선물하고 있다면 그 브랜드의 이웃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많은 기업은 이렇게 외부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습니다. 그렇다면 내부 고객인 직원들과의 관계는 어떨까요? 외부 고객과 마찬가지로 조직은 구성원들과의 관계 역시 반가운 이웃의 관계로 정의하고 있을까요? 관계 형성을 위해 조직은 충분히 구성원들에게 자기다움을 드러내고 있을까요? 구성원들 역시 조직 안에서 자기다움을 표현하면서 진정한 관계를 맺고 있나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을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자랑하고 있나요? 



위의 질문에 대해 쉽게 긍정의 답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진정성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업과 브랜드의 진정성은 ‘완전함이 아닌 온전함의 추구’에 달려있습니다. 결핍과 제약,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숨기는 것 없이 자신을 보여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거짓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금방 드러납니다. 진실이 아닌 태도에는 자연스러움이 결여되어 있고, 무엇보다 일관성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의 정의는 ‘나의 것(소유)’에서 시작해 ‘다른 것(차별화)’이 되었다. 그 후 브랜드의 의미들은 ‘상표’에서 ‘상징’으로 변했고 ‘품질’에서 ‘품격’으로 변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방향은 ‘자기다움’으로 다른 것과 ‘완벽히 다른 것’이 되는 것이다. ‘자기다움’이라는 아이덴티티(Identitiy)가 있어야만 일용품(Commodity)을 벗어날 수 있다.
- 유니타스브랜드




자기다움은 상품과 브랜드를 분별하는 기준입니다. 


상품이 아무리 눈부시게 화려해도 자기다움이 없다면 그것은 브랜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자기다움은 ‘완벽히 다른 것’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죠. 자기다움을 발견해가는 과정에 있어서 거치게 되는 과정은 ‘모방’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곧 ‘스러움’을 따라 하는 것이죠. 다른 브랜드의 본질에서 비롯된 겉모양을 흉내 내는 겁니다. 조직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는 이름으로 조직문화를 잘한다는 기업들의 사례를 조사하고 성공 사례로 알려진 제도나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제도와 프로그램의 운영 방법에 집중할 뿐, 해당 기업에서 가지고 있는 가치, 사람과 조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철학,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믿음,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시행되는 제도들은 곧 일용품이 되어 트렌드의 물결에 휩쓸려 어느 새인가 사장(死藏)되고 맙니다.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리더가 바뀔 때마다 매번 새롭게 도입된 제도로 구성원들의 피로도는 누적되고 조직의 변화에 대한 진정성은 그저 허공의 메아리로 사라집니다. 창조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모방은 불가피하지만 모방이 계속되면 진정한 관계를 맺기는 어렵습니다. 



진정성을 만드는 일은 조직 안에 자기다움을 살리는 일로부터 시작됩니다. 

브랜딩은 밖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성원들이 조직 안에서 꾸미지 않은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어야 합니다. 화합과 조화를 내세워 평균적 사고를 강요하는 집단 문화를 벗어나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 안에서 영혼과 역할이 결합된 삶을 살며 조금 더 온전한 존재로 자신의 모습을 완성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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