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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Apr 27. 2020

공동체는 과연 유효한가, 현실 가능성이 있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동체의 특성과 가능성을 짚어보자 

공동체는 어떻게 보면 공산주의와 그 철학이 같은 것 아닌가요? 조직 안에서 현실 가능성이 있을까요?



며칠 전 참여한 D그룹 HR Learning Day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바로 위와 같은,

조금은 도발적인 질문이었다.


HR이 아니라 '브랜딩(Branding)'이라고 이야기하고,

조직은 점점 '공동체'로 진화해가야 한다고 신나게 주장하고 있는데,

토론 시간 끄트머리 즈음에 한 담당자분께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주셨다.


자본주의, 곧 민주주의 경영 체제에서 왜 공동체가 유효한지,

<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그 자리에서 짧게 설명드렸지만,

집에 오는 길에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드렸던 답이 썩 충분치 않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위와 같은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내 나름의 답을 보완해보았다.


물론 책에도 공동체의 특성은 정리가 되어 있다. <아래 이미지 참고>

하지만, 그 외의 부분을 조금 더 생각해본다면-


온전한 공동체의 특성, <조직문화 재구성, P174>





공산주의와는 달리 우리 사회는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를 존중한다.


물론 아직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가 크게 자리 잡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는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를 존중한다. 특히 지금, 코로나 시기의 '사회적 거리'에 대한 강조는 이전보다 더 개인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공동체에서는 온전한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를 존중한다.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공동체를 떠날 수 있고, 그 자리에 누군가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다.


이동이나 거주뿐만 아니라 조직이라면 자신이 일하는 방식, 시간, 장소도 선택할 수 있다. 자유는 다양한 기회와 대안이 주어지고 선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선택'을 통해 개인은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의 무게를 짊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의사결정은 '자유의 행사'라고 볼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를 현명하고 올바르게 누리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마다 실제적으로 주어지는 독립성과 자유의 크기는 각기 다르다.


개인에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에 대한 결과, 곧 의사결정의 결과는 오롯이 전체 집단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다시 말해 자유를 제대로 누리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자유가 크면 클수록 상호작용의 효과성의 크기는 더 커진다.


따라서 공동체는 자유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사람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자유를 누릴 기회는 주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진 않는다. 공유재산제도를 통해 모두가 똑같이 분배하고 빈부의 격차를 없애려는 공산주의와는 달리, 공동체에서는 선택을 한다는 측면에서의 자유는 각기 소유의 정도가 다르다. 자유가 곧 돈이라면,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원리대로 능력에 따라 벌이가 다른 셈이다.



공동체는 가치관과 비전을 중심으로 유대감을 형성한다.


가족처럼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가치관과 비전'을 중심으로 끈끈함 유대감을 형성한다. 누군가의 압력, 혹은 집단의 강요에 의해 모임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가치에 공감하고 그것을 본인의 삶 깊숙이 수용하여 신념으로 여기고, 삶의 방식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형성되는 집단이 공동체다. 그들을 움직이는 동기부여는 물질적 보상이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사람이 아니다. 물론 어떤 행동을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떨어질 처벌과 같은 두려움도 아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올곧은 믿음과 가치, 그리고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그려질 그림, 곧 비전이 용기 있는 개인을 낳고 곧 강력한 공동체를 만든다.



공동체는 공통의 서사와 리츄얼(Ritual)이 있다.


같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공통의 가치가 반영된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나가며,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나누는 삶의 서사는 풍성해지고 관계는 더 깊어진다. 그 과정 속에서 공통의 원칙과 규범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고, 특별한 리추얼이 형성되기도 한다. 어렸을 적 동네 친구들과 매일 저녁, 밤늦게까지 놀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친구들과 함께 놀고, 뛰고, 뒹구는 과정에서 우리는 리추얼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놀이가 매일 같이 반복되고 지속적으로 진행될수록 리추얼은 점점 진화된다. 예를 들면, 하나둘 골목으로 친구들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던 시간은 늘 늦은 오후 5시 정도, 항상 모이면 먼저 자연스럽게 누군가 들고 나온 야구공을 던지고 받는다던가, 놀이의 마지막은 늘 땅따먹기로 끝난다던가... 놀이에서 시작된 활동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습관이 되고, 어느덧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의식이 되어간다.


오전 9시 미팅 때면 늘 준비되어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회사 밑에 있는 작은 분식집의 잔치국수, 워크숍을 갈 때마다 항상 찾게 되는 단체 티셔츠... 개인을 넘어 누군가와 나누었을 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다면, 그 둘 이상의 집단은 '구별성'을 획득한다. 스토리는 집단을 연합하는 힘이 있는 동시에 다른 집단과의 다름을 인식하게 하는 힘이 있다. 하나임을 느끼는 동시에 (유대감), 다른 집단과는 구별됨을 느끼게 한다 (차별성). 공동체는 유대감과 차별성을 나타내는 공통의 리추얼, 혹은 스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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