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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Sep 14. 2020

'소셜 딜레마'에서 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생각하다

이윤추구에서 이웃추구로의 전환 from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

1. 

넷플릭스에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스타,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소셜 서비스의 유해를 폭로하고 그런 서비스들의 책임 규정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재미있는 것은 소셜 서비스의 위험성을 알리는 주인공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전직 구글, 애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일한 엔지니어나 리더들이라는 사실. 


자기들 손으로 만든 서비스가 생각보다 거대한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하는 그들의 모습은, 인류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든 사이보그가 실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자신들이 창조한 사이보그를 다시 없애려는, 흡사 SF 영화의 주인공들 같기도 하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1254224



2.

그들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윤 추구'에 눈이 멀어 기존의 목적을 상실한 기업들의 왜곡된 비즈니스 방식,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 없이, 혁신을 빌미로 재벌 기업의 이익만 고려한 정부의 정책과 법적 환경, 이로 인해 결국 상업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인간의 모든 사고와 행동, 결국 왜곡되고 조작되며 점점 더 파괴 되어가는 개인의 고유한 사고와 가치.




3.

다큐멘터리 마지막 즈음에, 인터뷰 진행자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주 낙관적이신 것 같군요."


그에 대한 인터뷰 참가자의 답변. 

"그렇게 들렸나요? 믿기지가 않는군요. 전 이런 말을 했는데도요. '우린 디스토피아를 맞을 겁니다, 아주 이른 시일 내로 말이죠. 그렇게 안되려면 기적이 필요할 거예요.'" 


(이렇게 답변한 이는 구글 드라이브, 지메일 챗, 페이스북 페이지와 좋아요 버튼을 만든 엔지니어 Justin Rosenstein이다)  




4.

내가 쓴 책 <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에서는 크게 두 가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한다. 하나는, '이윤추구에서 이웃추구로'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조직을 넘어 공동체로'라는 것이다. 


책을 낸 이후 몇몇 독자들이 전해주는 피드백 중에서는 더러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다. 


'기업 조직을 너무 이상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닌가?'

'과연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인가?' 


위의 Rosenstein의 대답을 빌려, 나도 답변해보자면


"그렇게 들렸나요? 믿기지가 않는군요. 전 이런 말을 했는데도요. '조직 안에는 우상이 존재한다고, 사람은 조직 안에서 스스로 분리된 상태로 존재한다고, 잘못하면 조직과 개인은 행렬하는 애완동물이 되어버린다'고 말이죠. 그렇게 안되려면 경영의 목적이 바뀌어야 할 거예요."




5.

사실 고백하자면, 난 기업 조직을 이상적으로 가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늘 간극이 존재하며, 불안정하고 모순이 가득한 곳이라는 생각이 내가 여기는 조직의 가정이다.  


내가 그동안 경험한 다수의 조직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과도한 탐욕을 부리는 리더,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업무를 맡는 것은 회피하고 상대방에게 떠미는 동료, 혁신은 커녕 수년 전부터 사용하던 파일 양식하나 개선하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구성원 등 이런 특성을 지닌 개인들이 득실 되는 조직들이었다. 


물론 그 안에서 다양한 도전과 제약, 모순을 맞닥뜨리며 조직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교육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다. 다만, 내가 가정하고 있는 것은 '한 개인'에 관한 것으로서 '개인은 특정한 목적과 의미를 가지고 있을 때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6.

그래서 나는 조직 안에서의 '개인주의'를 강조한다. 


조직의 변화는 집단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에서부터 시작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집단 내에서 개인 간의 관계는 거래적 관계, 즉 Give & Take 방식의 경제적 교환관계가 아니라 특정한 가치를 중심으로 단단하게 엮여진 '심리적 교환관계'가 되어야 한다. 조직은 심리적 교환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이 모여 사회에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올바른 가치'를 더 적극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방식으로서 비즈니스가 수행되어야 하고 이럴 때 비로소 경영은 '좋은 이웃을 만드는 것'이 될 수 있다. 




7.

경영의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라 이웃추구가 되어야 한다.


감히 주장하건대, 그래야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후대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살아나가야 할 이 사회와 지구가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조건적인 낙관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에 대한 냉엄한 비판의식이고 경계감이다. 


'매트릭스를 자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매트릭스에게 깨어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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