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의미

부모에게서의 아이가 주는 의미

by 자애

모든 일들의 결정이 정말 나만의 것이었던 게 맞았나.

다른 결정은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고, 나를 위하고 아이를 위해서 이 결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나를 위한 결정이었다.

아이의 인생에서 엄마와 아빠의 분리를 준 것은.


부부의 사이와 부모와 자녀와의 사이는 전혀 다른 것임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쉽게 간과했다.

앞으로 내가 행복해질 테니 나의 아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아이는 지금 나를 원망하고 있다.

지금의 분리가 엄마만의 선택이었다고, 그러므로 본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외도를 선택한 남편의 탓이 아닌, 지금의 분리를 결정한 엄마의 이야기보다 엄마보다 다정한 아빠를 그리워한다.

아이에게서 아빠를 향한 그리움이 비칠 때면 미안하고, 안쓰럽고, 안아주고 싶다.

그 그리움 뒤에 같이 따라오는 그림자가 있다.

엄마를 향한 원망.


“엄마는 맨날 화만 내. 하인이네 엄마아빠는 맨날 친절하기만 하고 화낸 적도 한 번도 없대. 아 딱 한번 있긴 한데 그 뒤로는 안 낸대. “

라고 이웃집 아이의 부모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저 말을 처음 들은 날은, 아이에게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왜 그 순간 기분이 안 좋은지, 그 순간 왜 화낸 것처럼 느껴지게 했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하는 것이 결국 아이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거란 순간의 판단이었다.

‘엄마가 화를 내는 순간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마도 친절하게 대하도록 조금 더 노력해 볼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저 말이 아이에게는 내가 화를 내고 불친절하다는 것에 대한 인정과 수긍과 사과가 섞인 말이었을게다.


비슷한 대화를 나눈 오늘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엄마가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엄마도 사람이라 기분이 안 좋은 날도 있고, 슬픈 날도 있고, 속상한 날도 있어. 하지만 그런 기분이 들어도 너에게는 조금 더 친절하게 하도록 해볼게.’

이런 말도 했다.

‘엄마가 화내는 순간이 언제였어? 엄마가 맨날 화가 나 있어? 엄마는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할 대도 있기 때문에 항상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없는 것도 있는 거야.’


너무 어렵다.

어떻게 말해야 나의 자존도 지키고, 너의 편안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급기야 오늘은 이런 말도 한다.

‘엄마는 날 안사랑해.’

…. 엄마가 널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


안아주고 품어보아도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복잡한 맛이 난다.

내 월급의 많은 부분을 들여 너를 사립에 보내는 게 의미가 있나부터. 앞으로 더 심해지면 어떻게 하지….


7살 너와의 순간들이 요즈음 씁쓸하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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