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랑해
퇴근 후 돌아왔을 때 내 품에 안기는 너를 보면 참 반갑고 애틋함에 사무치다가도,
해야 할 일들 앞에 놓인 너와 나는 대하는 방식도, 품은 마음가짐도 참 다르다.
그저 내가 하는 대로 모두 다 수긍해 주었던, 그럴 수밖에 없었던 어린 아기일 때의 너를 사랑했던 건
온전한 너를 사랑함이 아닌 어쩌면 또 다른 나를 사랑했던 것일까.
너를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사랑했던 걸까.
정말 너의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걸까.
너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존중해 주는 일을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러고 싶다. 넘치게 그러고 싶다.
어쩌면 너를 사랑한다는 말이 나의 자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온전한 하나의 개체가 되어가는 너의 과정을 축복하고 지지하고 응원해주고 싶은데, 그 방법을 잘 모르겠어서 가끔씩 어긋나기도 한다.
‘나의 아이’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이 되어가는 너의 성장을 북돋아주고 싶다.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아기때와는 조금 다른 모양의 사랑을 주는 것에 익숙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