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길

세갈래 길-래티샤 콜롱바니

by 자애

인도의 스미타, 캐나다의 사라, 시칠리아의 줄리아.

세 인물의 각자의 생이 머리카락이라는 매개로 이어지는 길을 그린다. 영화감독으로도 유명한 작가의 글은 시놉시스를 읽듯 글자위에 그림이 쉽게 그려진다.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영유한, 아이 셋의 엄마인, 두 번의 이혼을 겪어낸 사라는 건강을 잃은 후,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나락을 걷게 된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제일 밑, 달리트이고 불가촉천민인 스미 타는 딸 랄리타의 미래를 위해 모든것을 걸고 그곳을 탈출해 서원에 가서 비뉴수신께 감사기도를 드린다.

팔레르모 시칠리아의 줄리아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대대로 이어져온 수작업 가발공방을 이끌게 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게 된다.

서로를 알지 못하나, 결국엔 머리카락을 통해 서로에게로 닿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거라 생각하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삶은 가끔 가장 절망적인 순간과 가장 찬란한 순간을 이어놓는다. 뭔가를 빼앗아가면 동시에 뭔가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모두의 삶이 이어져 나의 삶과 이어지는 것은 특별하고 감동적인 순간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여자로 살아오고, 살아갈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도에서 천대받는 여자,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더한 노력으로 살아남은 여자, 부모의 그늘에서 나와 스스로 개척하는 여자.

그들은 모두 여자이고, 엄마이고, 가장이다.

허리 굽혀 순응하지 않고, 죽음이 자신을 현생에서 해방시켜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을 위해, 자신과 같은 처치의 모두를 위해 투쟁한 위인처럼 그들 자신이 모두 위인이 되었다. 여자들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이 나라를 저주하다가도 두 발로 온전하게 서 있고,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될 자신을 축복하고 자신의 처지를 감사한다.


역경을 딛고 희망을 건네받은 사라의 마지막 말이다.

‘나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것이다.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고, 성년이 되고, 부모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겠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일에 적성이 있는지, 어떤 유형의 사람을 사랑하고, 어떤 재능을 발휘하는지 알고 싶다. 그들의 삶의 여정에 동행하며, 그들 곁에서 함께 걸어가며, 너그럽고 다정하며 자상한 엄마가 되고 싶다.

전투를 치르고, 승리자로서 전장을 떠나겠다. 분명 피투성이가 되어있겠지만 두 다리로 서서 걸어갈 것이다.

나는 그저 자신, 사라, 삶에 치이고 상처받은 한 여자다. 하지만 나는 살아가겠다. 상처투성이로, 찢기고 베인 자국을 모두 간직한 채로, 살아남으리라. 흉터를 감추지 않겠다. 앞서 나의 삶이 가짜였던 만큼 새로 시작할 삶은 진짜로 살겠다 ‘


사라의 다짐을 빌려본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