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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유랑자 Jul 16. 2020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한국 사회생활은 스웨덴에서도 통한다. 눈치 빠른 자는 어디든 살아남는다

스웨덴에 오기 전에 한국 회사만 다닐 때, 난 늘 이것이 궁금했다. 자랑을 좀 섞어 이야기하면 웬만한 회사에선 일 잘한다고 곧 잘 칭찬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이 과연 스웨덴에도 통할까? 이 사실이 늘 궁금했다. 한국에서의 내 직장생활은 십 년이 넘어가면서 나는 자연스레 신입부터 관리자 급 까지 갔었다.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할 때 신입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윗사람이 시키기 전에 서류 준비하고 미팅 준비하기, 말하기 전에 미리 해놓기,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상사의 의견을 반영한 1안, 내 의견이 담긴 것을 준비하는 것 2안 해서 조금 힘들어도 두 가지 다 준비하는 것이다. 평등을 좋아하고 수평적 관계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어떨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좋아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리고 미리 준비하고 두말하지 않게 하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들도 그걸 참 편안해했다.


스웨덴은 계약직과 정규직으로 나뉘고 대부분은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이 된다. 하지만 정규직이 되는 건 굉장히 어렵다. 왜냐하면 한번 고용을 하면 해고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정규직을 직역하면 “영구직”이다 퍼머넌트 계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일 한 결과 예정보다 4개월이나 일찍 정규직에 사인했다. 그들도 편한 걸 마다하지 않는다는 거다.


단 주의할 점은 한국식으로 한다고 야근하고 경쟁하고 견제하면 안 된다. 여기 사람들은 실적도 중요하지만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걸 더 선호한다. 고집 세고 실적만 생각해서 현재 고용되어 있는 정규직들이 싫어한다면, 사장이어도 그 사람을 고용하긴 힘들다. 적당히 다른 사람들과 템포를 맞추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는 게 중요하다. 그것을 어떻게 아는지는 정말 눈치의 문제다. 그래서 분위기 읽기 전까지는 조용히 지내는 게 낫다. 미국식 회사들은 능력 있고 조금은 튀는 스타성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들었다 여기는 다르다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스웨덴어 중에 라곰이란 말이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단 뜻이다. 그게 회사에서도 가장 중요하단 걸 명심하면 된다. 여기서는 심하게 눈에 띄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느낀 스웨덴 사람들은 생각보다 흔히 말하는 뒷말, 뒷담 즉 남의 이야길 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거기서 도마에 오르는 사람이 안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스웨덴은 미국이나 호주 같은 이민사회가 아니라 절대다수가 스웨디시이므로 동양인 외모와 국적으로 회사를 다니면 눈에 띄기 마련이기 때문에 입에 오르내릴 일은 하지 않는 것 누가 상사 욕을 하더라도 절대 동조하면 안 된다. 되도록 화제를 돌리거나 이럴 땐 편한 게 외국어라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도 좋다. 한국도 동료끼리 상사 이야길 함부로 하다가 귀에 들어가면 낭폐를 보는 일이 많지 않은가? 이곳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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