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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유랑자 Jul 16. 2020

대충 살 수 있는 곳은 존재할까?

대충 사는 것도 녹록지 않았던 스웨덴의 면접

스웨덴에 온 첫 달부터 나는 몇 군대 회사에 지원을 했다 스웨덴에서 그냥 오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를 준비해 와야 하는 것이 있다. 특히 자신이 학위나 경력이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삼보로 이주하긴 하였지만 처음부터 나는 주부로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것 나의 삶의 방향과는 많이 달랐고 나는 회사에 지쳐서 시달려서 회사는 싫어해도 내 일은 많이 사랑했다 비록 슬럼프도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평생 가져갈 내 분신이었기에 그리고 처음부터 남자 친구에게도 "널 따라오긴 했지만. 1년 동안 구직이 되지 않으면 돌아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비자가 나와도 당장 가고 싶지 않았고 지금 남은 일과 일하고 있는 회사의 일의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조금 원거리 연애를 했다. 회사를 떠날 때가 되니 후회가 밀려왔다.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지금 하는 일도 좋은데 좋은 선택인가 하는 그런 것 말이다.


이주를 한 첫 달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선 이주 신고를 하고 퍼스널 넘버(한국의 주민번호)가 필요했다. 거소 신고하고 퍼스널 넘버를 받고 그리고 스웨덴 은행의 계좌를 열고 그런 노력 등을 했다. 계좌를 받기 위해선 스웨덴의 SFI(Swedish for immigrants)라는 이민자를 상대로 하는 스웨덴어 무료강좌 클래스라도 가입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처리하던 도중 원서를 넣었던 스웨덴 회사 중 한 곳에서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다 이주를 한지 거의 3개월 만의 일이었다. 사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지원을 했던 곳은 2명을 뽑고 있었고 한 명은 현재 매니저가 육아휴직을 가면서 일 할 계약직이었고 한 자리는 주니어 디자이너였다. 나는 사실 한국에서 이미 매니저 급으로 일 했지만 처음 스웨덴으로 일 하는 것이라 자신을 낮추어 지원했다.


면접 날짜는 내가 지원한 팀의 부서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직급은 한국으로 치면 이사나 상무정도, 날짜를 잡고 나서 나는 어떻게든 그곳에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기에 무엇을 준비할 까 고민하다가 뒤집어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한동안 나 역시 면접관의 입장이었고 이곳은 한국은 아니지만 경영진이나 면접관의 입장은 별반 다를 거 같지 않았다.


내가 지원한 회사는 글로벌 패션회사였고 이미 스톡홀름에 직영 매장이 몇 개 있었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매장을 방문하여 몰래 사진 촬영을 한 후 아이스 케일로 매장 3D 시뮬레이션과 도면을 준비해서 갔다 한국에서 일한 경력이 십 년이 넘은지라 대충 매장을 보면 사이즈를 감안할 수 있고 카운터 크기 등을 알 수 있어서(몇 가지의 규칙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그려서 준비 해 갔다 다른 면접자들보단 돋보이고 싶었다.


사무실은 전형적인 스웨덴 스타일의 오피스였다. 한 명의 여성분과 한 명의 남자분이 앉아 있었고 각각 자신을 팀 매니저와 그리고 에이전시 디렉터라고 소개했다. 면접 분위기는 편안했고 이곳은 사적인 이야긴 전혀 묻지 않았다 그들이 내 이력서를 보고 경력이 꽤 긴데 왜 매니저 대신 계약직이 아닌 주니어 포지션으로 지원했냐고 물었다 나는 스웨덴에서 처음 일을 하는 입장이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주니어에 지원했다고 했다. 그다음에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 잘 아느냐 같은 질문이 나오길래, 사실 준비한 것이 있다면서 작성한 3D와 도면을 보여줬다 둘은 꽤 놀랬고 마음에 들어 했다. 둘이서 이걸 보니 몇 가지 질문은 생략해도 되겠다며 업무 프로에서를 보여주고 업무 관련한 심층면접을 30분 정도 진행하였다.


2차 면접은 COO와 이어졌다(훗날 그는 CEO가 된다) COO는 호주 사람이었지만, 스웨덴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했다 그는 쿨 하고 유쾌한 사람이었고 나를 만나는 첫 만남에 "두유 리브 강남?"이라고 했고 당시에 내 한국 주소지와 유년기를 보낸 곳이 그곳이었기에 화들짝 놀라며 "어떻게 알았어?" 라니 그가 놀라며 "진짜 강남 살아? 난 강남스타일 생각하며 농담으로 한 건대 하하" 하면서 면접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그 회사는 아직도 그리고 과거에도 단 한 명의 한국인도 일 한 적이 없기에 그는 한국인이 면접 보러 온 것에 흥미가 있었고 한국 마켓 현황과 패션시장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사실 절반은 내 면접이라기 보단 그가 그간 궁금했던 내용들에 대한 질문도 더 많았다 COO도 봤으니 면접은 끝날 줄 알았는데 왠 것, 한 번 더 오란다 이번엔 CMO와 면접이었다 사실 가면서 3번씩이나 불렀음 뽑아주라 진짜..... 라며 욕하면서 봤고 그녀의 질문은 그다지 특별하진 않았다.


 총 세 번의 면접을 보는데 약 한 달 반 가량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3차 면접 후 3일 뒤쯤 다시 오라는 연락이 왔다 또 면접이냐고 투덜 되며 갔는데 합격이란다. 스웨덴 특히 스톡홀름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만큼 돌려 말하기 1급 자격증의 소유자들인데 합격했어 축하해가 아니라 부르더니 "너 아직도 우리와 일 할 생각은 있는 거지?" 하기에 속으로 ‘아 놔 그럼 여기 왜 와 있나’ 하면서 당연하지 라며 자본주의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리는 너와 일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니?” 하기에 약간 어리둥절하며 그 말 즉 슨 나, 붙은 거니?라고 했더니 맞다 고했다. 나는 너무 기뻐서 고맙다고 했고, 언제부터 일 할 수 있나 기에 지금 당장!이라고 했더니 축하한다고 하더라. 질문 있으면 하라기에 그럼 나 말고 한 명 더 뽑는다는 사람은 언제부터 와?라고 하니 약간의 당황하더니 사실은 공고는 2명 냈는데 너만 뽑았어. 네가 시니어 기도 하고 네가 팀장이 육아휴직 간 사이에 그의 업무와 주니어 업무 둘 다 해 줬으면 해 우선은 6개월 계약직으로 하고(스웨덴은 이던 회사든 경력직이든 계약직 6개월이 일반적이다 이것에 대해선 추후 설명) 정말 인력이 모자라면 추후에 뽑아줄게 라고 했다


그때 당시엔 뽑힌 것만 해도 너무 기뻐서 2명 일이든 3명 일이든 상관없었다. 다가올 미래는 모른 채로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역시 돈 버는 집단들이 하는 속성은 거기서 거기다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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