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개인사업자가 있다?
스웨덴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식 중 하나가 노동자 친화적인 법을 가지고 있을 거 같지만 상당히 친기업적이다. 법인세도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고 심지어 대기업 중심 제도에 가깝다. 기업에게 꽤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상여라는 것이 회사마다 존재한다. 기업의 이윤이 많이 났을 때 직원들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그것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데 스웨덴에서는 그런 일이 전무하다. 웬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고서는 심지어 전년대비 2-3배 올라도 경영자는 그것을 직원들에게 돌려주지 않다도 된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낯설었다 매해 초에 매출에 대한 리뷰를 하고 축하를 하는데 매출이 올랐다는데 노동자에겐 아무 이득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 급여 인상도 전년 동기 똑같다. 더 의아한 것은 프레젠테이션에 우리는 매출이 이만큼 늘고 타 동종업계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적어서 순이익이 높다고 말했다. 나는 “저 사람들이 나를 놀리나?” 싶었다 이익이 늘기를 바라는 것은 공익이 아니라 근로자는 한 개인이기도 하고 매출이 늘어서 좋으려면 나에게도 돌아오는 이익이 되어야 함께 할 수 있다. 그런데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낮고 순이익이 좋다는 것은 경영자 외엔 근로자에게는 전혀 좋은 소식이 아니었는데 그 말을 당당히 하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스웨덴에서는 이직이 잦다. 대부분의 회사는 매해 최대 인상률도 5%선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급여를 이직을 통해서 올린다.
그래서인지 회사는 부업이 가능하다. 계약서에 동종업계만 아니라면 부업을 허용한다. 많은 동료들이 부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학과 졸업 후 동시에 개인사업자를 갖고 있었다. 법인이 아니라면 개인사업자를 내는 것이 스웨덴은 전혀 어렵지 않다. 심지어 퍼스널 넘버 없이 코디네이션 넘버 즉 단기체류 자격으로도 사업자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제외하면 말이다(이 경우는 자격증 등 별도의 자격이 필요하다).
https://bolagsverket.se/라는 사이트에서 간단하게 무슨 사업을 하고 싶은지 본인의 기술 등을 증빙하고 2000 크로나를 지불하면 사업자가 생긴다. 중간에 필요한 자격이 더 필요하거나 요구사항이 있다면 다시 연락을 준다. 물론 법인은 조금 까다롭다. 회사가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특별히 세금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른 항목은 영어로 작성하여도 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어떤 업태를 할 것인지 등은 스웨덴어 작성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스웨덴인 지인이 있다면 작성을 부탁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회사 이름은 보통 3 지망까지 있는데 되도록 남이 하지 않은 이름을 하는 것이 빨리 통과되는 것에 유리하다 그리고 사업자를 국세청에서 하지 않고 이곳에서 대행을 한 뒤 국세청에 세금 신고가 들어가는 형식이다
보통 한 달 정도 기다리면 사업자가 나오고 사업자 등록증을 이메일로 전달해 준다. 사업자가 생기면 기업용 은행 계좌를 열 수 있다. 주로 SEB를 이용하는 편이고 나 역시도 SEB를 이용했다. 스웨덴은 실업급여는 사보험인 만큼 만약 나의 회사가 매출을 발생하지 않고 내가 어디 소속되어 일하지 않으면 실업급여 신청도 가능하다. 특히 특정회사와 계약 종료로 계약이 끝나고 더 이상 일이 없을 시에는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내가 직접 사업자를 내면 힘든 점은 세금부터 나의 연금, 보험 등을 나 스스로 내야 한다. 권고가 아닌 의무사항이다. 회사에 고용되면 연금 등이 회사 부담이지만 개인사업자는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세금 등 나가는 금액이 훨씬 높다. 그리고 세금처리가 쉽지 않다. 보통은 한국에서 세무사에게 맞기 듯 기장료처럼 월 1000 크로나를 내고 어카운터를 고용하기는 한다. 스웨덴어에 능통하다면 스스로 처리할 수 있지만 외주를 나는 추천한다.
또한 스웨덴은 일용직 노동자의 개념이 없다. 단기 고용의 경우 회사에서 고용하는 여러 가지 부담과 하루 고용에도 필요한 세금 문제 등이 까다롭기 때문에 보통 회사는 쿨 컴퍼니(cool company)를 통해 아웃소싱을 준다 이런 경우는 개인사업자일 때 보다 쿨 컴퍼니에 지불하는 수수료 때문에 세율이 더 높고 세후 금액이 훨씬 낮다
스웨덴의 놀라운 점은 의외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다. 규모가 클수록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유리하다. 나라 규모에 비하여 유명한 대형 기업(H&M, 이케아, 스포티파이 등)들이 많은 이유도 그렇다 우리나라의 삼성가 같이 발렌베리 가문이 가장 유명하다. 1990년,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 GNP의 3분의 1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기업의 도덕적 잣대는 열외로 하겠다.
그리고 스웨덴은 알려진 바와 다르게 적게 버는 사람은 적게 세금 내고 많이 버는 사람은 많이 내는 구조가 아니라 적게 버는 사람도 많이 내고 많이 버는 사람도 많이 낸다. 다 같이 세금을 많이 내어 사회보장으로 나누는 형태다 스웨덴은 아주 예전에 이런 문제를 사회적 합의로 이뤄냈다. 그래서 사민주의 국가인 것이다. 다소 시대에 맞지 않은 구조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다.
게다가 의외로 철저히 인맥 사회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인맥인사 낙하산도 꽤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의 처남이라던지 동생이라던지 하는 사람들이 주요 요직을 맞는다. 꼭 실력으로 평가하는 정당한 사회라고 알던 바와 많이 다른 이면이고 스웨디시들도 동의하는 편이다. 물론 잘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다고 말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이의를 제기하면 자신들도 인정하는 부분들에 가깝다. 많은 권리를 노동자 스스로 찾아야 하는 구조다. 그래서 스웨덴이 노동자에게 친절한 국가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더 많은 것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