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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Dec 06. 2022

p1974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절     

하루하루 정처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웃음을 잃은 표정과 감각을 잃은 육신

허공을 떠도는 먼지와도 같은 때   

  

어긋난 오판을 탓할 수도 

그렇다고 미련을 가질 수도 없고

이미 모든 것은 달려가는 열차와 같아

뛰어내릴 엄두조차 낼 수 없어 

기차 화통엔 귀를 닫고 몸을 낮추었던 시절     


먹구름 드리운 하늘

끝 간 데 없는 오리무중 안개 밭 길

망망대해 편주와도 같았고 

소슬바람 등에 업고 허공을 도는 낙엽처럼

헤매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시절     


한바탕 소나기 퍼부어 씻기어지길 

한낮의 일장춘몽이기를 바라고 바랐건만

마음속 파도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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