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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12. 2022

시니어 상담 일기

노점상 부부

할아버지 74세, 할머니 72세 두 분이 다정하게 집어주고 담아주고 바쁘시다. 할머니가 잠시 옆을 허락하신다.    

시장 도로변에서 노점상을 하고 계신 할아버지의 무뚝뚝한 표정에 비해 할머님의 표정은 밝고 명랑하시다.

오늘, 할아버지가 심심해서 할머니의 일을 도와주러 나오셨단다.     


오래전 할아버님의 사업 부도로 집안 살림이 많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해 할아버지는 술로 세월을 보내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고 할머니 또한 우울증이 심해서 치료도 받았었단다.     


자식들 모두 결혼해서 곁을 떠난 후 할머니는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게 되면서, 시름도 잊고 우울증도 다 사라져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다 하신다.

돈 쓸 일도 많지 않다 보니, 생활은 그럭저럭 기초연금과 노점 수입으로 지낼만하신 모양이다.     


부부가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을 때도 있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련이 올 때도 있다. 그럴 때 부부가 얼마나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노후의 안정감이 다를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오늘 만난 두 분은 어려움을 함께 겪으며 힘든 세월을 사셨지만, 이제는 모든 걸 받아들이고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며 마음이 편한 노후를 살고 계시는 것 같았다.     

건강이 좋지 못한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두 분의 사랑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부디 두 분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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