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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12. 2022

시니어 상담 일기

공짜 식사하는 할아버지

연신내 지하철 역사 의자에 앉아계신 어르신이 계시다. 별 할 일이 없어 보인다.

어르신은 ‘폐’가 안 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나와 그냥 앉아 계시는 거란다. 아내는 무릎이 아파서 밖에 잘 나오질 않는다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청도’에서 전답을 팔아 서울로 상경했는데 그때 서울의 모습은 ‘환상의 도시’ 같았단다. 생활을 하기 위해 ‘신문배달’‘엑스트라 알바’ 일등 다양한 일을 하셨단다.     


어르신은 아침에 집을 나오면 병원 가는 날 말고는 지하철 타고 여러 곳을 다니며 무료시설을 이용해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한다.     


어르신 연세가 86세인데 50대 미혼 아들도 함께 살고 있고, 아들이 직장이 있기 때문에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수급자 혜택을 못 받아 용돈 쓰기가 쉽지 않다 하신다.     


노인 복지관 회원으로 가입은 되어 있으나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잘 나가지 않고 있고, 뚜렷이 무엇을 한다고는 안 하셨지만, 지금도 가끔 엑스트라 알바를 하고 계시는 듯했다.     


무료 식사를 하고자 바쁘게 다니느라 복지관 다닐 시간도 없고 심심할 겨를도 없다 하시니, 맘이 짠하다.

무료 식사하는 곳이 어디냐고 여쭈니, 종로 어디라고만 하곤 정확한 말씀은 안 하신다.    

  

기초 수급자 혜택의 자격 요건은 있겠지만 현실 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세 많은 비자격 어르신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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