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18개 중 187개(부산 101개 중 17개)에서 다툼 생겨
이에 분쟁 원인 등 분석한 뒤 해결책 찾기 위한 용역 발주
최종 보고서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45년 만에 손질할 계획
전국 곳곳에 있는 지역주택조합에서 분쟁이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가 제도 개선에 들어갔다.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 문제점을 살핀 뒤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지역주택조합 분쟁 사례 분석 및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주요 과업은 ▷추진 단계별 분쟁 발생 원인, 쟁점 사항, 이해관계자별 입장, 분쟁 해결 과정 및 결과 분석 ▷주택 법령, 조합규약 등 관련 규정의 실효성과 미비점 파악 ▷정비사업 등 국내외 유사 제도 비교를 통한 적용 가능성 검토 ▷조합원 보호 강화, 사업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제고, 조합 운영의 전문성 및 공정성 확보, 관리·감독 강화 방안 도출 등이다.
과업 수행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80일로 정했다. 국토부는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계획이다.
국토부의 용역 발주는 지역주택조합 내 갈등이 적지 않게 발생하면서 사업 장기화뿐 아니라 조합원 피해가 커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뤄졌다.
국토부가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4일까지 전국에서 진행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해 현황 조사를 한 결과, 618개 가운데 187개(30.2%)에서 민원 등 293건의 분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110개 중 64개·57.3%)이었다. 다음으로는 경기(118개 중 32개·27.1%), 광주(62개 중 23개·37.1%) 등의 순이었다. 부산에 서는 101개 가운데 17개(16.8%)에서 갈등이 생겼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다.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1980년에 도입됐다.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소유자들이 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토지를 확보한 뒤 주거 공간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데다 사업 절차가 재개발보다 간소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토지 확보가 어려워 사업이 지연되면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게 돼 결국 조합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사례가 많았다.
또 제도가 오래전에 도입된 까닭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냈다.
이런 이유로 지역주택조합의 다양한 분쟁 사례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구체화하는 한편 갈등 예방 및 해소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어 국토부가 제도 도입 45년 만에 대대적인 손질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광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지역주택조합에 문제가 있다며 해결 방안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와 관련, 국토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지역주택조합의 현황 및 이슈와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공사비가 갈등의 핵심이라며 검증 의무화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 각 지자체와 함께 8월 말 완료를 목표로 특별 점검을 하고 있다. 특히 정당한 이유 없이 분담금 및 공사비가 지나치게 늘어난 곳이 있다면 증액 내역과 증액 규모의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 조합원의 피해를 막기로 했다. 또 공사 계약 과정의 불공정성, 조합 탈퇴 및 환불과 연관된 조합원 피해 등도 살핀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불법·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시정 요구,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사안이 엄중하면 수사 의뢰 등 사법 조치한다.
국토부 측은 “이번 용역은 지역주택조합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파악, 양질의 주택 공급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달성될 수 있게 하자는 차원에서 발주했다”며 “최종 보고서가 완성되면 자체 검토와 관계 기관 협의 등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