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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 주택시장, 집값 향배 백세권·몰세권에게 물어봐

부동산 시장이 안개속이다. 부동산 규제에다 공급과잉,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면서 이참에 내집마련을 고려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언제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향후 집값의 향배는 어떨까. 해답은 백세권과 몰세권에 있다. 소위 역세권 만큼 뜨고 있는 O세권이 있으니 백세권과 몰세권이 대표적인데 집주변에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실제 신도시나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대형마트 개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단순히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 살고 싶기 때문이 아니다. 실은 대형마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의 시세와 향후 투자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공간에서 쇼핑과 외식, 문화생활 등을 두루 즐기고 싶어 하는 원스톱 생활권이 각광받으면서 단지 주변에 어떤 편의시설이 있는지, 얼마나 가까운지가 집값 상승을 좌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단위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등 쇼핑을 위한 편의시설을 끼고 있는 ‘백세권’이나 ‘몰세권’은 이제 주택시장의 어엿한 호재성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먼저 백세권에 대해 살펴보자. 백세권이란 백화점이 인근에 있는 지역을 말하는 신조어로 실제 ‘백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이 입점하면 교통, 인프라 등 생활여건이 좋아지고, 백화점 인근에 조성될 수 있는 아파트 부지가 한정적인 만큼 희소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백화점 접근성은 집값 상승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2017년 12월 KB부동산 시세자료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약 200m 거리에 있는 ‘신도림4차 e편한세상(2003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의 평균매매가는 7억6750만원인데 반해 백화점에서 500m 이상 떨어진 ‘신도림5차 e편한세상(2003년 9월 입주)’ 같은 면적은 6억3000만원으로 지역 내에서도 1억3000만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판교 현대백화점 사진(백세권)

2기 신도시의 대장주 판교신도시는 지난 2015년 개장한 현대백화점과(판교점)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백화점과 거리에 따라 가격상승률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마을휴먼시아 5단지'(2009년 10월입주)는 단지 바로 앞에 현대백화점(판교점)이 위치하고 있어 걸어서 5분이면 백화점을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4월 기준으로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매매가는 8억6000 만원으로 2년전(2015년 4월 7억7500만 원)대비 10.97%의 가격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과 반경 2km가량 떨어져 있어 걸어서 백화점을 이용하기 어려운 '봇들마을풍성신미주1단지'(2009년 2월입주)의 전용면적 83㎡의 매매가는 6억9500만 원으로 같은 기간인 6억5500만 원으로 6.1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방의 경우도 백세권이 강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대전 서구 롯데백화점 대전점 인근에 있는 ‘삼성래미안 아파트(2002년 7월 입주)’ 전용면적 84㎡의 평균매매가는 2억4250만원으로, 백화점과 더 멀리 떨어진 ‘도마동써머스빌(2006년 3월 입주)’ 같은 면적(2억원)과 약 4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백화점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는 더욱 한정돼 있어 신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경우 프리미엄이 더 높은 경우도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더라도 2017년 12월 경기 고양시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옆 ‘킨텍스 꿈에그린(2015년 6월 분양)’ 전용면적 93㎡(40층)는 2016년 12월 7억353만원에 거래돼 분양가(5억709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시세 뿐만아나라 분양시장에서도 강세다. 일례로 지난해 3월 롯데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선보인 '해운대 중동 롯데캐슬 스타'는 평균 57.94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이 단지도 NC백화점(해운대점)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복합쇼핑몰, 이마트, 영화관 등 상업시설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백화점 조성예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원개발이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 C6블록에서 지난해 3월 분양한 ‘동탄2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 비스타’는 229가구 모집에 4017명이 몰려 평균 1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이 단지는 반경 1km 내 거리에 롯데백화점이 조성될 예정에 있으며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 상업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백화점이 있으면 모든 인프라를 다 누릴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백세권 입지를 갖춘 아파트는 주거만족도가 높아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백화점을 찾는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지역 상권도 활성화되기 때문에 향후 아파트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백세권 만큼이나 집값에 영향을 주는 몰세권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쇼핑몰과 대형마트, 영화관, 운동시설 등을 모두 갖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인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뜻하는 신조어다.   

   

대형마트 및 상가를 끼고 있는 ‘몰세권’ 단지가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백화점, 대형복합쇼핑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주거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대형상업시설은 쇼핑 뿐 아니라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다. 또한 입지나 수요 등도 보다 철저히 분석하기 때문에 미래가치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


몰세권이 뜨면서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되는 복합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1인 가구나 신혼부부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데 복합단지 내 아파트와 오피스텔 청약에도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GS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공급한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의 경우 아파트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오피스텔은 평균 25대1을 보였다.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판매시설로 구성된 복합단지다. 


같은해 12월 금성백조가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주거복합단지 ‘한강신도시 구래역 예미지’도 아파트 1순위 청약에서는 평균 5.6대 1, 오피스텔은 평균 89.7대 1의 경쟁률 기록해 이틀 만에 완판됐다.


복합단지는 단지 내 상업시설이 있어서 멀리 나가지 않고도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데 실제 1인 가구로 사는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등 2030 세대는 쾌적한 자연환경보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 복합단지 거주를 선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복합단지가 대규모 쇼핑시설을 갖추면서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래가치도 높다.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인근에 다양한 상업시설이 조성되고 자연스럽게 대형 상권으로 성장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고급상업시설은 유동인구와 교통여건, 인근 개발호재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입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시설이 모여있는 경우 지역 내 쇼핑,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해 대중교통 등 각종 생활인프라가 확충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오는 지역은 일차적으로 검증된 지역이라고 볼 수 있어 장기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 반면 대형상업시설이 조성될 수 있는 주변 부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향후 인근 주거단지의 가치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몰세권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을 꼽으라면 당연 고양시 삼송지구가 있다. 고양 삼송지구는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도 불리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 달라졌다.      

스타필드 고양 이미지(몰세권)

지난해 8월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자리 잡은 데 이어 글로벌 대형 가구전문점 이케아까지 근처에 들어서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3.3㎡당 1630만원으로 고양시에서 가장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스타필드 근처의 삼송2차아이파크(84.74㎡)는 지난해 10월에 6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2013년 분양 당시 3억9000만원대였던 집값은 2년 후 입주할 때 4억6500만원으로 7500만원 올랐다. 그러다 최근 2년 새 상승폭이 1억7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인근 동산마을22단지 호반베르디움(84.95㎡)도 2015년까지 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스타필드 입점 소식이 알려진 2016년 초 5억원대로 올라섰으며 지난해 10월에는 5억9800만원에 거래된 매물도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송지구는 한때 주거 외면지역으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이젠 대형 쇼핑몰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단지가 됐으며 신분당선 연장안까지 확정돼 가격 상승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송지구의 사례를 보았듯이 몰세권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대형 쇼핑몰 입점이라는 한 가지 이유로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쇼핑몰 입점을 계기로 유동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노선이 늘고 각종 인프라가 개선돼 인구 유입이 증가하는 등 지역에 긍정적 연쇄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대규모 쇼핑시설들은 대개 서울 근교나 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쪽에 들어서게 되는데 아무리 크고 좋은 쇼핑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통이 불편하다면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쇼핑몰은 해당 지역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근 쇼핑몰들은 삶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요구에 맞춰 쇼핑뿐 아니라 영화와 레저, 스파 등 각종 문화·여가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다.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던 지역이라도 쇼핑몰에서 즐기다보니 친숙해지고 익숙해지기 때문에 향후 주택을 선택할 때도 심리적 거부감이 줄고, 그런 부분이 은연중에 시세에도 반영된다. 


경기 하남시도 고양 삼송지구와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스타필드 하남이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2016년 9월 문을 열면서 일대 분위기가 바뀌었다.      


2013년 3.3㎡당 평균 989만원이었던 하남 아파트값은 현재 1607만원으로 올랐다. 최대 수혜 단지는 현재 스타필드와 가장 인접한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뜰(84.98㎡)이다. 2015년 5월 분양가는 4억3200만원 정도였지만 최근 약 6억원에 거래됐다.


이제는 복합쇼핑몰과의 근접성에 따라 아파트값이 차이 나기도 한다. 대형 교통호재에도 꿈쩍 않던 집값이 요동을 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몰세권이 대규모 교통호재에도 오르지 않던 집값을 움직이게도 한다. 경기 광명시 집값은 2004년 KTX 광명역이 개통했을 때도 이렇다 할 상승세가 없었다. 


그러나 2012년 창고형 대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입점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이케아 국내 1호점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상전벽해가 이뤄졌다.


이케아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광명역 파크자이(84.96㎡)는 2014년 10월 4억4000만원대에 분양됐지만 현재 5억7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케아 개점과 맞물려 분양했던 광명역 푸르지오(59.86㎡)도 당시 일주일도 안돼 전 가구가 완판됐다. 현 시세는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오른 4억9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통상 몰세권의 가격도 교통호재 3승법칙과 동일하게 3번 크게 오른다. 처음 쇼핑몰 개발이 가시화됐을 때, 착공 첫 삽을 떴을 때, 개장을 앞뒀을 때다.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개발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게 좋다. 다만 개발 계획이 알려진 후에는 집값이 주변 시세보다 과도하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개발 초기에는 아무래도 기반시설 구축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를 할 때는 반드시 향후 외부에서 복합쇼핑몰로 인구를 유입시킬 교통편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지 등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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