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허창(33)씨는 주말 친구들과 약속장소를 어김없이 합정역 메세나폴리스로 잡는다. 2호선, 6호선 환승역 합정역과 직접 연결되어 교통이 편리하고 친구를 기달리는 동안 야외 공연장의 콘서트를 감상한다.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즐기고 영화 한편을 보고나서 지하의 대형 할인점에서 쇼핑을 하면 한주의 스트레스가 풀린다.
#경기도 분당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경한(48)씨 점포도 동네 명소다. 박씨의 가게는 전형적인 테라스형 상가다. 2년 전 기존 상가(실면적 80㎡)를 6억원대에 매입한 뒤 테라스형 상가로 오픈했다. 개업하자 마땅한 모임 공간이 없었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가족모임이나 친목도모 장소로 제격임 셈이다. 겨울 비수기에도 월 2500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내년 2월에 개최되는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더 높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위에 첫 번째 사례처럼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상업시설이나 그 지역이 주민들만 이용하는 항아리 상권처럼 단골 고객을 모으는 점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명소화 전략으로 승부를 거는 상가들이 속속 등장해 투자자나 임차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소비가 일어나고 돈이 모이게 되어 이런 곳에 위치한 상가는 임대수익이나 매출은 물론 상당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상가투자의 핵심은 입지적인 요소 못지 않게 모객(募客)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등 컨셉을 얼마나 갖췄는지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정유년 새해에도 상가는 유망 부동산 가운데 하나다. 아파트는 정부의 연이은 대출규제로 침체가 전망되고 있지만 상가를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수익형 부동산이 관심을 끌지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저금리에 소액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호텔이 공급과잉에 수익률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상가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상가의 경우 수익률이 5~6% 선은 돼야 하지만, 금리변동 가능성으로 밝게만 보긴 힘들고 스트리트·몰링형·테라스형 등 대규모 상가의 분양이 많아지면서 중소형 상가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배후수요와 입지 등 따질 것들이 더 많아졌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령 15억원짜리 상가에 투자하는데 작년까지 자기자본이 4~5억원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관련 금융상품을 활용하더라도 7억원은 있어야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상가도 대출규제 영향에 진입해 예전보다 지렛대(leverage)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정부에서 택지개발지구 발표 이후 상업용지 낙찰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증금과 임대료 수준은 올라 임차인 입장에선 경기침체가 고민거리가 됐다. 임대료가 비싸도 권리금이 없는 신흥상권과 임대료가 비싸도 권리금을 높일 수 있는 대형상권 간의 선택 문제가 생겼다.
경기침체로 새로 상권을 형성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는 ‘초기선점’이 중요해졌다. 분양가가 적정선인지, 임차수요와 공실여부는 기본이다.
KTX 등 역세권의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비율이 5% 이하인 곳이 수익률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데 준공 후 매도가 가능한지, 광고와 다르게 주위 상가들의 적정수익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인기지역이라도 가격에 거품이 있는 지 꼭 따져야 한다. 초기에 높은 관심이 이어져도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권리금은 물론 임대료까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지구별로 급등락 폭이 크지 않지만, 지역의 소비력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배후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영의 문제가 생기고 공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상가활성화의 핵심인 모객(募客)효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소비가 일어나고 돈이 모여 이런 곳에 위치한 상가는 상당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상가활성화의 핵심은 모객(募客)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 등 컨셉을 얼마나 갖췄는지도 관건이다. 성공한 상가의 공통점을 보면 백화점처럼 동선 흐름도 깔끔하며 공연과 재미를 가미 했다는 점이다.
과거엔 상업시설이라 하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업시설은 변화와 진화를 거듭했다.
요즘의 상업시설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두루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특히 최근 선보인 상업시설 중에는 새 분야와의 접목으로 기존 상가와 확연히 차별화된 경우가 많다.
규모는 대형화에 브랜드화까지 성장해 가면서 단순 쇼핑몰 기능이 아닌 문화·놀이공간으로까지 진화 중이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즐기고 시간을 소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기능을 집약해 상가의 규모는 점점 대형화되고 한 동짜리 상가가 아닌 여러 개가 합쳐진 형태로 규모가 진화했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규모가 커진 만큼 상권을 더 넓혀야 할 필요성과 마주했다. 이에 따라 상가에 사람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동선, 매장구성, 문화시설 등에 공을 들인 상가가 속속 등장했다.
대표적인 상업시설로 합정역 메세나폴리스몰나 송도 커낼워크 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이 강조되며 상가에 들어서는 문화시설 또한 갤러리나 조형물, 야외공연장에서 한 단계 발전해 도서관, 전통시장, 전시시설 등으로 보다 다양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