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P와 함께 커피 오마카세(お任せ, 세칭 셰프 추천 메뉴이니 바리스타 추천 메뉴라 해야겠네)에 다녀왔다. 그곳에 가기 위함 즉 그곳이 목적지였다기보다 모처럼 함께 가을볕 아래 마치 30년 만의 휴식이라도 되는냥 삶의 시간 속 ‘여백’을 가져보자는 것이었는데 커피맛도 좋아 쉼에 기쁨이 더해졌다.
나 :
문화예술이란 말, 너무 예술 쪽에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엔 예술적인 어떤 행위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일상과 예술 ‘사이’에 문화가 ‘삶의 미학’이 있는대요. (물론 문화는 예술이 아니고 예술의 존재는 문화가 아니다는 의미로, 대립적으로 구분하자는 건 아니지만)
P :
정치는 본래가 아름다운 거 맞지요. 이데올로기적 한계, 지금의 고정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죠. 데리다가 ‘해체는 정의다’라는 말했잖아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정치에 대한 믿음의 해체(...)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진정한 정치가가 되고 싶어요
(정치란 가치의 배분, 다른 이를 돕는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아름다운 것이다)
아메리카노를 마실지, 샷 추가할지, 따듯한 또는 차가운? 브렌딩을 할지, 어떤 원두가 좋은지? 산미가 있는? 없는? 등의 선택사항을 모두 생략한 채 바리스타(케빈)의 커피 취향을 따르면 되는 오마카세 코스는 스트라파짜토-달콤한 피에노-오네로소-핸드드립
4가지, 왠지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나 :
달콤한 풍미... 시럽이나 설탕이 더해진 맛 아니라 한다.
바리스타(캐빈) :
커피 원두는 원래 달콤함을 내재하고 있죠. 로스팅하고 분쇄하는 과정에서 쓴맛이 나는 걸 커피는 쓴맛으로 생각하는 경향 있죠
4종의 커피 중 마지막 따듯한 드립 커피는 야외에 있는 투명한 야외 돔에서 마셨다. 저녁이 되면서 밖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커피의 따스함이 몸에 스며 괜찮았다. 실내에서는 이른 아침 5시부터 커피를 마실수 있다 한다. 야외 돔은 24시간 누구든 사용 가능.
문화는
삶의 방식, 삶을 대하는 태도(...) 내 삶을 미적으로 가꾸고자 새롭게 성찰하는 마음, 나 자신을 스스로 그 길로 이끄는 것 아닐까 싶다.
부지런함을 뒤로 둔 채 가을볕 가득한 오후의 풍경 속에서
당연한 것들에 대하여 다시 질문했던 시간들
빛나던 눈빛,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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