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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봤어요

by 일상여행자

일요일에 광주극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킴스 비디오 (Kim’s Video)> 특별 상영회에 다녀왔어요.


뉴욕 이스트빌리지 시네필 (Cinephile)들의 성지였던 킴스 비디오 대여점이 배경인 다큐멘터리 영화. 킴스 비디오는 실제로 세계 예술영화와 미개봉 영화, 고전 영화, 언더그라운드 실험 영화들을 25만 회원들에게 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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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300명에 이른 직원들은 대부분 영화과 학생이나 예술가들이었고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Jerome Tarantino)는 “영화학교 대신 킴스 비디오에 가면 된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스트리밍 네트워크의 등장 이후 VHS를 유통하던 비디오 대여점 킴스 비디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킴스 비디오의 대표인 김용만은 공모를 통해 자신의 모든 컬렉션을 뉴욕이 아닌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살레미(Salemi)로 가게 했어요.

영화는 킴스 비디오의 회원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레드먼(David Redmon)과 애슐리 새이빈(Ashley Sabin) 두 감독이 김용만의 컬렉션 55,000편이 보관된 살레미를 찾아가 이 컬렉션들이 10여 년간 방치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되고 컬렉션들을 뉴욕으로 다시 가져오기까지의 이야기까지를 들려줍니다.


‘킴스비디오’의 회원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레드먼 감독은 비디오테이프를 뉴욕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에 왜 그토록 집착했을까?


영화 속에서 감독은 말해요.


“그들은 자신이 뭘 가졌는지 몰랐어요. 불행히도요”

반면에, 뉴욕의 시네필들에게 ‘킴스비디오’는 ‘나 다운 삶’을 꿈꾸도록 해 준 문화적 장소. 사소하지만 매일의 일상적 삶을 함께한 문화적 존재였던 것이죠.

영화가 끝나고 광주극장 뒤쪽에 자리한 <영화의 집>에서 <킴스 비디오> 특별상영 연계집담회가 열렸어요. ‘광주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유산_조대영 영화자산, 광주 문화자원으로’가 주제였습니다. 사실 이번 영화를 특별상영한 건 비슷한 상황 일 수 있는 조대영의 비디오컬렉션에 대해 고민을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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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영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지난 7개월 동안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원초적 비디오 본색> 전시가 진행됐습니다. 8만여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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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는 비디오테이프가 없었다면 광주의 오월을 무엇으로 생생하게 전할 수 있었을까?라는 역사적 층위가 이야기되었고, 무엇보다 비디오테이프에 얽힌 여러 생생한 기억들과 추억들이 비디오테이프를 마주하고 있을 때 환기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린헌트(Lynn Hun)는 소설, 그림, 포르노그라피, 멜로드라마 등 이른바 문화적 산물의 분석을 통해 프랑스혁명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종래와는 전혀 다르게 설명할 수 있음을 말했습니다(문화로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조한욱, 책세상)


시네필들의 여행 성지 광주를 상상해 봤어요. 그 중심에 비디오테이프가 놓이는 것도 좋겠어요. 다른 곳 어디에도 없는 5만여 편의 비디오 컬렉션을 가지고 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겠죠.


우선, 문화예술 공간들이 이웃해 있는 곳에 그럴듯한 비디오가게를 관광 목적으로 꾸미는 것은 어떨까. 사람들은 비디오를 대여하는 기분으로 그곳을 방문하게 될 것이고, 비디오를 재생해서 볼 수 있는 그곳에서 비디오 한 편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그리고 비디오 스테이(video stay)도 만들어 보고요 비디오테이프가 가득한 공간에서 하룻밤을 묵어가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도 분명 매력적일 테니까요. 여하튼, 비디오테이프를 활용해서 영화 속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코스를 개발해 보면 좋겠다 상상해 봤어요

조대영의 비디오 컬렉션이 광주의 새로운 로컬 브랜드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희망적인 건 이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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