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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오후

by 일상여행자

얼마동안 몰입했던 일을 멈추게 되었어요. 예전 같으면 아쉬움 때문에 방황했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직시해야 할 일들이 먼저 떠올랐어요

퇴근 후엔


보고 싶었던 영화 보기부터

“뭐였더라”

“<어느 멋진 아침>였지”

“상영관은?”

“시간표는?”


마침 집 옆에 있는 영화관, 영화 시작 전까지 9분 남았었어요. 집 밖으로 나와 극장에 가서 영화표를 구입하고 지정석에 앉기까지 걸린 시간 7분


“아직 2분이나 남았네”


그런데 시작 시간 지났는대도 영화를 하지 않았어요.


“요즘에 시작 시간 안 지키는 영화관도 있나?” 기다림.

잠시 후 유해진이 나오는 <달짝지근해>를 시작,

“예고편이겠지, 예고편치곤 길다(...)”


"앗앗!!"


상영관을 잘못 들어옴(무인 티켓팅, 무인 입장이니 누가 말릴 수도 없음)

살금살금 밖으로 나와 옆 관으로 갔죠

시작부터는 놓쳤지만 <다가오는 것들>을 만든 미아 한센 뢰베(Mia Hansen-Løve,

프랑스 영화감독, 배우, 각본가)의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을 드디어 보았어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고 싶은

그러면서 삶을 계속 살아내는 태도

여주인공 산드라(레아 세이두)는 생각해요

혼자 거동조차 힘들어지자 요양병원으로 옮기게 된, 철학 교수였던, 슈베르트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서재에 있던 책들이 지금의 아빠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요


그리고 왠지 제 마음에 사무치는 말들 아빠와의 관계에서 ”일에 대한 건 기억이 나지만 ‘우리들에’ 대한 건 하나도 기억 안 나요”라는

그리고 새롭게 시작된 사랑

이 영화는 한센 뢰베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고 해요. 영화를 만든 이유 “인생의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자 도구”라는 말


영화를 보면서 세상을,

관계를 향한 제 마음을 다독여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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