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양 숭례문에서 호남지역을 잇는 큰길, 삼남대로의 일부인 ‘갈재’ 옛길을 걸었다. 갈재 옛길은 전북 정읍시에서 전남 장성 사이를 잇는 길로 돌과 흙으로 만든 원래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데다 가을낙엽이 만들어 내는 ‘사르락 사르락’ 거리는 소리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세계 느낌
최근 며칠 동안 머리도 아프고 기력이 없어서 걷기 약속에 참석 못하겠다고 전화하려다 ‘아니다, 그래도 함께하자’ 스스로를 다독이며 참석했는데 약보다, 마냥 쉬려던 것보다 걷기를 마음먹었던 것 잘했다 생각 들었다. 언제 그동안 그랬냐는 듯 머리도 개운하고 일상적 장면에 다시 감동하고 그랬다.
우리 땅 걷기 대표 신정일 작가는 “발로 밟고, 감각을 통해서 말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일행과 함께 걸으며 곳곳에 담긴, 깃든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랬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만한 좁은 길,남아있는 갈재의 마지막 길까지를 3시간 여 실제로 걸으니 이제야 비로소 옛길이 내 안으로 들어온 느낌, 자료를 통해 어렴풋이 밖에 알지 못했던 길의 윤곽이 좀 더 현현했다.
앞으로 관련 지자체가 나서서 삼남대로(총길이 460.25km, 26개 시군구)를 부분 적으로나마 잇는 노력 있을 것이라 하니 다행이다. 다만 옛길을 복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지금의 우리 일상과 연결하는 것, 그리고 주변의 지역 곳곳까지를 그 길이 흘러 현재와의 세대 소통 이루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