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분 좋게 하는 '색' 찾아봐야겠다

내 마음 햇살처럼 따듯하고, 나긋하게, 화사하게, 해주는 색을...

by 일상여행자


예술을 ‘사이’에 두고 누군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고창 호암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예술 약방 프로젝트 결과보고 <마음의 겹> 전시 오픈랩에 강연자로 다녀왔다. 미리 그동안의 작업 과정과 전시 작품들을 사진을 통해 만났다. 이 프로젝트 기획자인 오주현 선생님은 예술이 가진 힘, 예술적 가치를 ‘치유’로 보았다. 주민 참여자들이 음악, 미술, 아로마, 움직임 등의 방식으로 시각적 예술작품을 완성하도록 이끌었다. 그 과정 속에서 저마다의 다양한 기억과 감정들이 형태를 벗어난 시각예술 작품으로 표현되었다.


마을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미리 사진을 통해 만나며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가 떠올랐다.

마크 로스코는 말했다.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극, 무아경,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마크 로스코는 그가 가치 있게 여기는 감정들, 뭉클함, 벅차오름, 사회문제, 쓸쓸함 등의 실제적 감정, 깊이 있는 내면들을 형상을 없애고 색면, 색 덩어리로 표현했다. 숭고함, 순수, 우울, 열망의 색들이 그가 창조한 삭면 속에서 빛났다. 색을 인간이 제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명상 도구로 삼았다. 마크 로스코의 색면은 우리에게 독특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색면은 작품이 제공하는 경험으로 환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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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오픈랩 강연 끝무렵에 참여자에게 다음의 질문을 했다.


생각해보기_

“당신의 ‘기쁨’은 무슨 색인 가요?, ‘슬픔’은 무슨 색인 가요?”

그동안 자신의 색에 대한 인식, 개념, 색채심리학적으로 색이 지닌 상징과 의미가 어떻게 표현됐든지 간에 그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해보고 말하기를 바랐다.


A : 기쁨의 색은 ‘핑크색’

슬픔의 색은 ‘파란색’입니다.


B : 기쁨의 색은 ‘파랑’

슬픔의 색은 없습니다.


C : 기쁨의 색은 ‘노란색’입니다

노란색을 보면 제 마음이 환해지고 어려지는 것 같아요.


D : 기쁨의 색은 ‘빨강’입니다

슬픔의 색은 ‘진회색’이고요


E : 저에게 ‘기쁨’의 색은 연한 수채화 그림 속 ‘보라’ 색입니다

반면에 슬픔의 색은 진보라색입니다.


각자가 편견 없이 자신에게 기쁨의 감정을 또는 슬픔의 감정을 전하는 색에 대해 말했다. A에게 슬픔의 색이 파란색이다. 반면에 B에게는 기쁨을 불러일으키는 색이다.


F : 저에게 슬픔의 색은 ‘노란색’입니다.

빛바랜 사진첩을 넘기다 보면 느껴지는 아련한 슬픔 같은 색입니다.


내가 기쁨을 느끼는 노란색이 다른 이 에게는 슬픔의 노란색이기도 하다. 그 색상이 또 다른 이 에게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친구 K는 노란색을 무척 좋아한다. 반면에 친구 G는 노란색을 보면 가슴이 아리다고 한다. 세월호 희생자가 생각나서이다.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세요’(Tie a Ribbon Round the Ole Oke Tree)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에서의 노란 리본은 무사귀환을 기다린다는 상징이다.


이처럼 색에 대한 감정은 주관적 일 수 있다. 누가 옳고 틀리다란 없다. 이러한 감정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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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마치고 호암마을 소나무길 , 십자가의 길을 따라 천천히 다시 걸었다. <기도의 집> 앞에서 그리고 소나무길 사이사이에 십자가와 성모상이 있다. 앞으로 다가가 머물렀다. 내 마음과 세상의 평안을 기도했다.

호암마을은 한 때 한센인들이 모여 살았던 신앙공동체 마을이기에 <동혜원 공소> 였던 성당이 있다. 이곳에 지난 1947년 천주교 고창성당 관할 동 혜원 공소가 설립되었는데 이웃 주민들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1990년대 들어 마을 이름을 호암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몇 해 전부터는 귀농가구가 합류했고 대나무 숲 안에 있는 <명상센터> 등을 찾아 마음을 쉬고 가는 일반인들이 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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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색에 대해 생각한다.


캐런 할러(Karen Haller)는 그의 책 <컬러의 힘>에서 말한다.


‘색은 우리 주위에 언제나 존재하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영향을 잊어버리곤 한다...’


모든 색들은 비밀스러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나를 기분 좋게 해 줄 색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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