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옛길 1구간을 시작으로 장원봉까지 걷는 것을 목표로 친구와 만났다.
아침 7시에 산수동에서 출발했다.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여를 걸으면 다른 하루 일정에 무리가 되지 않을 만큼의 시간이다.
친구의 제안에 선뜻 따라나서게 된 것은 사실 나만의 출발 이유가 있기도 하다.
몇 해 전 광주 문화재단 재직 시에 광주 연구에 앞장서신 고 박선홍 선생님 저서 <광주 1백 년>이란 책 제작 담당자였다. 1~3권 중에서 3권을 맡아했다. 책에 자주 등장하는 광주 무등산 곳곳의 지명이 직접 걸어보고 겪어보지 않았기에 눈앞에 훤희 그려지지 않았다. 아쉬웠다. (박선홍 선생님의 저서 <무등산. 1976년>도 있다.)
‘언젠가는 찾아 나서고 말 테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이루었다.
무등산 옛길 초입부터 장원봉까지로 다다르는 길 폭이 좁다.
사람들이 걸어 길이 된 길
자연 그대로를 배려한 길이리라
한 걸음 또 한걸음 옮길 때마다 탐구 대상들이 가득하다.
장원봉(壯元峯)이란 이름 유래는 광주 향교가 옛날에는 이 봉우리 아래에 있었는데 이 향교에서 공부한 학생 중에 장원(壯元) 급제하는 이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향교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서 광주읍성 동문(東門) 안으로 옮겨지었는데 그곳 또한 지대가 낮아 수해가 자주 일어나서 지금의 광주 남구 구동 22번지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고 한다.
책으로, 글자로만이 아닌 직접 발로 걷고, 보니 느낌이 다르다.
무등산은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으로 해발 1,187m이다. ‘비 할 데 없이 높고 큰 산’,‘무등(無等) 즉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 평등이 크게 이루어져 평등이란 말조차 사라진 상태‘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나는 이성부 시인의 무등산이란 의미가 좋다.
(중략)
광주에는 무등산의 높이를 상징하는 1187번 시내버스가 있다.
광주지하철 1호선 1칸 내부 전체에는 무등산 계곡, 서석대 풍경 등을 사진으로 랩핑해 마치 무등산 자연 속에 있는 듯 느끼게 한다.
오늘 무등산 옛길을 따라 걸으니 더욱 동네 뒷산인 듯 친근하다. 1천 미터가 넘는 국립공원인데 말이다.
예전에 휴 그랜트가 주인공으로 나온 잉글리쉬맨(The Englishman who went up a hill but came down a mountain, 1995년)이란 영화가 있었다. 측량사인 주인공은 피농 가루라는 산의 높이를 재기 위해 웨일스 지방의 마을을 찾는다. 이 마을 사람들은 피농 가루산에 대해 자긍심이 대단했다. 그런데 산이 되기 위해서는 높이가 1000피트(feet) 이상이어야 하는데 20피트(6m)가 모자란 980피트(299m)였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힘을 모아 흙을 쌓아 올려 산이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무등산을 다시 만났다.
이성부의 시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한다.’
무등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역사적 공간으로서의 무등산. 지질학적, 생태학적 보고(寶庫)로서의 무등산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문화 예술적 관점으로 ‘바라봄’이 필요하다.
정리하기(...) 마음먹어볼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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