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차 한잔1 하루.k의 <李 씨 발라, 金씨발라>

by 일상여행자


다시 그림이 보고 싶었다. 그동안 다른 일에 떠밀려 너무 그림을 멀리했다.

일요일 아침에 예술공간 집에 갔다. 하루. k작가의 기획 초대전시가 열리고 있어서다.

산수화에 음식을 접목한 독자적 작업세계를 펼치는 하루. k작가의 그림은 늘 궁금하다. 그리고 보고 싶고 보면 즐겁다.


전시 엽서에 있던 그림이 눈에 띈다. 그림 제목이 <李 씨 발라, 金 씨 발라>이다.

엽서.jpg


그림 속 수박덩이가 사람 몸집보다 훨씬 크다. 수박껍질도 수박 과육도 반쯤 잘려있지만 힘주어 두 손으로 거칠게 열어 자른 듯 붉은 입을 쩍 벌린 채 놓여 있다.


"수박이 넝쿨째 두꺼운 책 위에 놓여 있다니! "


‘찬찬히, 가까이 보면’ 씨앗을 발라내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수박을 먹기 위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씨앗을 발라내는 사람들의 발밑 공간이 벼랑처럼 위태로워 보이지만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책과 수박 사이에 걸쳐진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발라낸 씨앗들을 옮긴다. 바깥 바닥 쪽에 씨앗이 수북이 쌓여 간다.


하지만 그냥 여기까지만 인 것 같다. 누군가가 씨앗 무더기 곁에 쭈그린 채 앉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모습 보인다. “아니면 사진을 찍고 있나?”


다른 쪽 한 무리의 사람들은 크레인까지 동원해 매끄러운 수박껍질 위에 채색된 검은색 줄무늬를 지우고 있다.

‘책상머리 바보’라는 말이 있다. 늘 이런 문제 (...) 오랜 시간을 현장을 버터내고 알아낸 지식이 아닌 책을 통해 남의 지식들을 받아들임은 처음에는 순조로운 듯하지만 금세 어려움에 부딪히고 만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책상머리 이론만으로는 겉만 번지르하거나 난감하다.


정치권에서는 요즘 수박 논쟁이 한창이다. 겉과 속이 다른 즉 겉으로는 민주당(수박 겉, 파란색) 인척 하면서, 속으로는 국민의힘(수박 속, 빨간색))과 유사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정치인을 빗댄 표현이다.


얼핏 맞는 말 같지만 사실 맞는 말이 아니다. 수박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식물들은 제각기 가지고 있는 영양성분에 따라 고유의 색을 지닌다. 수박껍질은 시트룰린(citrulline) 성분이 풍부하다. 수박 속의 붉은색은 수박의 주성분인 라이코펜(lycopen)이라는 영양성분 때문이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달라야 한다.



아는 것과 실제는 결코 꼭 일치하지 않는다. 지금 내 주변 풍경들을 바라본다. 시대를 반영하는 풍경, 풍경은 물리적 실체와 그것을 보는 사람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탄생한다.


‘하루. k의 식 飾 사 詐 풍 風 경 景’

<飾꾸밀 식, 詐속일 사>

전시는 이번 달 6월 21일(화)까지이다.


작가에 대한 세부 내용은

http://www.harukim.net을 참고


ps : 이 그림에 대한 서술은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가의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예술공간.jpg 예술공간 집

#하루. k #식사 풍경 #산수화에 음식을 접목 #독자적 #작품세계 #예술공간 집 #사회적 풍경 #수박 #수박껍질#수박 논쟁 #민주당 #국민의힘 #수박은 겉과 속이 달라야 맞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등산에 관한 노트1. 무등산 옛길, 탐구의 출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