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학 습관 3. 음악의 생명, 아는 만큼 들린다

by 일상여행자

가끔씩 사회(MC) 요청이 들어온다. 전문 방송인은 아니었지만, 10여 년 이상을 꾸준히 TV든, 라디오든 나의 전문분야로 출연하는 코너가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사회 요청이 들어오나? 문화예술 분야 관련 진행자 요청인걸 보면 지금껏 이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 또한 쓸모가 있었을 것이다.

광주 동구 김냇과 2층에서의 강의 시작 전

광주 동구 대인동 문화공원 ‘김냇과’에서 카페 필로소피아 주관으로 열린 친구 G(고영란, 해금전공)의 강연 자리 사회를 맡았다. ‘눈으로 이해하는 전통음악’이란 주제 강연이었다. 식전 연주, 강연, 강연 중간에 삼죽(대금, 중금, 소금) 등 악기 설명,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미리 강연 자료를 전달받아 공부했다. 세종이 창안한 정간보(井間譜) 등에 대해 먼저 자료를 통해 익혔다. 나의 해석에 오류가 있을 수 있어서 강연 전에 만나 강연 내용에 대해 미리 질문을 주고받았다


식전 연주로 하는 생황 연주만 해도 그렇다.

생황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궁중음악에서 쓰인 대표적인 악기의 하나인데 악기의 몸통에 꽂힌 죽관의 수를 늘리거나 줄이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연 전 대화 중에 처음 알았다.


“음악에 따라 죽관의 수를 6관, 17관 등으로 해요. 연주곡 <풍향(風香>은 24개의 죽관을 사용하고요”

“그런데 악기 생황도 중요하지만(...)” 친구는 이 곡이 창작곡이라고 말했다.

자료를 살펴보니 “그렇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여는 연주’로 <생황 협주곡> 청해 듣겠습니다.라고 말문을 열면서 이준호 작곡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준호 작곡 ‘풍향’ 인대요. 모두 3악장으로 구성된 작품 중 카덴자(Cadenza)... 즉 독주 부분을 연주합니다. 작곡가 이준호는 대금, 소금 연주 그리고 후학 양성, 지휘자로도 활동하는대요, 그가 작곡한 창작곡만 1,000여 곡에 이릅니다”라고 말했다.


광주 유일의 생황 연주자 신선민의 연주가 시작됐다.


오늘 강연자인 친구 G는 후학 양성뿐 아니라 현재 <광주 향제줄풍류 보존회장>이다. <광주 전통음악 100년 사>를 비롯해서 <광 주향제 풍류 역사적 고찰> 등의 연구 및 발표를 통해서 우리 음악의 보존과 계승,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강연 내용 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궁. 상. 각. 치. 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궁. 상. 각. 치. 우가 도. 레. 미. 파. 솔(...)과 같은 음의 높이를 동양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고 계시죠?” 오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황종(黃鍾)·대려(大呂)·태주(太簇)·협종(夾鍾)·고선(姑洗)·중려(仲呂)·유빈(蕤賓)·임종(林鍾)·이칙(夷則)·남려(南呂)·무역(無射)·응종(應鍾)'이라는 12 율명' 이 있다. 규칙적인 서양의 음과 달리 조금씩 차이나는 음과 음 사이음이 있어 훨씬 섬세한 음들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KakaoTalk_20220726_235916409.jpg 정관보, 대금연주, 청성곡 악보

우리나라 악보인 정간보(井間譜)는 조선시대 세종(1447년 6월 이전에 창안한 것으로 추측)이 창안한 악보인데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칸을 나누고 음의 길이를 표시한 유랑 악보(有量樂譜)인 점에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강연자에 의하면 그보다 더욱 가치 있는 일은 서양에서도 아직 만들어 쓰지 않던 총보(總譜)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곧, 그것이 개별적인 악기나 노래의 선율만을 표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몇 개의 악기 파트와 노래 성부(聲部) 등을 포괄하는 총보 형태의 악보라는 점이다.

<세종실록> 악보. 에 실려 있는 악곡은 다섯 개 파트, 여섯 개 파트 등의 총보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첫째 파트는 현악기와 유율 타악기(有律打樂器), 둘째 파트는 관악기, 셋째 파트는 장구, 넷째 파트는 박, 다섯째 파트는 노래 가사를 기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15세기 초엽에 다성(多聲) 음악 양식의 총보 형태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은 동양 각국의 악보 유산 가운데서 정간보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 임을 설명했다.


서양 음악사를 보면 중세 음악사에서 그레고리안 성가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기보법이 개발됐는데 음악을 악보로 기록하는 기보법이 발달하기 전에는 네우마(neuma)와 같은 기억을 보조해주는 장치가 있긴 했지만 모든 것을 구전으로 배우며 일일이 기억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 않느가


855f826062488ed4cfe6c9fc3a6f23c89bf8af82523087eb8e41d9e371cbf8348e36d1474a8e539e194c4272199f4529292bea2e153a1f616db4a1f3494e6e71bde2fc9bd568f5123ba427b586cc739f0927ebec63adca595f961188ac24e2.jfif
AKR20180620120600805_04_i_P4.jpg
자료출처 위키백과(왼쪽) /연합이매진. 난계국악박물관(오른쪽)

우리 전통음악에서 지휘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들고 연주하는 악기는 박(拍)이다. 축(祝), 그리고 어( 敔)는 종묘제례악에서 사용되는 악기인데 ‘축’은 음악을 ‘시작’ 할 때 ‘어’는 음악을 ‘마칠 때’ 연주한다.


우리는 서양의 오페라나, 오라토리오, 뮤지컬은 당연히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종묘제례악(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사당(종묘)에서 제사(종묘제례)를 지낼 때 무용과 노래와 악기를 사용하여 연주하는 음악을 가리키며, '종묘악'이라고도 한다)., 문묘제례악(공자를 비롯하여 안자(顔子)·자사(子思)와 같은 중국의 성현과 설총·최치원과 같은 한국의 성현에게 제사하는 문묘 제향에 쓰이는 음악) 궁중연례악, 춤, 행악(行樂)( 왕 · 사신 등 신분이 높은 인물이나 군대 같은 집단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이동할 때 연주되는 음악과 그 음악을 연주하는 악대를 일컬음) 등을 선뜻 음악(音樂)으로 보다는 ‘행위(行爲)’로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음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 경제,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하거나 또는 쇠락했다.


“우리는 그동안 음악 장르는 청각적인 소리를 다루는 예술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강연을 통해서 노래, 춤, 행위, 정치적 역학관계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예술로서의 음악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 것 같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질의응답 시간

“그렇다면 지금의 국악과 학생들은 어떤 악보를 사용하는지” 등의 질문 이어졌다.



음악은 형체가 없다. 다만 시간 속에 일시적으로 존재한다. 그 순간의 연속을 통하여 기쁨, 음악의 생명에 물들려면 우선 음악에 대해 이렇듯 애정과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광주 동구 #대인동 #문화공원김냇과 #광주평생교육진흥원#철학의일상화 #카페 필로소피아 #일상 미학 #습관 #우리 전통음악 #이해 #음악의 생명#물들기 #정간보 #기보법 #음의 길이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