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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재 Nov 16. 2022

그릇론

 누구나 그릇 하나는 가지고 태어난다. 그런데 우리는 유달리 예쁜 그릇이 되기 위해 자신의 그릇을 망가뜨리고 있지 않은가? 오직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놓인 엄마 친구의 아들이 되기 위해 하기 싫지만 돈이 된다니까, 남들이 알아준다니까, 억지로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엄마 친구의 아들 입장에서 엄마 친구의 아들, 딸이다. 그래서 대부분이 동경하는 성공 스토리라는 것은 엄마에게 친구가 있고 마침 그 친구분도 내 또래의 자녀가 있다는 얘기를 장황하게  얘기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시장에 널리고 널린 싸구려 그릇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여기저기 긁힌 상처도  있고, 모나기도 했지만, 정말 독특한 명품 그릇이 되고 싶은가?


누군가는 국보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완전히 아작이 나서 다시 붙이기도 힘든 그릇이 되기도 한다.

그릇을 구울 때는 푹 굽고, 길거리에 예쁜 그릇들이 보이든 말든 신경 쓰지 말자. 제우스 앞에서 트위스트를 추며 바위를 밀어 올리자. 그리고 문득 환상 속의 그분을 만나거든 다음과 같이 하자.


"어? 엄마 친구 딸이세요? 그러면 저도 당신의 엄마 친구 딸이네요!(아모르파티를 틀어놓고 트위스트를 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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