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소설] 너를 죽이는 완벽한 방법#8

by 김도영

씬# 경찰서 도경의 참고인 조사


도경은 아직 자신이 왜 경찰서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다행히 자신의 손에 사라진 몸캠 피싱범에 관련된 건은 아닌듯했다. 도경의 최종 목표인 그놈. 그 연쇄살인마의 항소심 재판이 잘 풀리지 않고 있는지 앞에 앉아있는 한치운 경감은 누군가의 전화를 쩔쩔매며 받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한 경감은 도경의 눈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입을 뗐다.


"바쁘신데 이렇게 모시게 돼서 죄송합니다. 상처는... 잘 치료된 건가요."


그는 도경의 오른쪽 귀를 한번 흘쩍 보더니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참고인 신분으로 몇 가지 추가적인 사항을 물어보려 합니다."


대략 감이 왔다. 그 살인마 놈이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경찰 입장에서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을.


"짧게 물어보시죠. 오늘 야간에 출근해야 돼서요."


가만,

항소심에서 그놈이 무죄가 나온다고 하면 죽이기 더 수월한 거 아니야? 새벽에 쥐도 새도 모르게-


"그런데, 어떻게 교도관이 되실 생각을 다 하셨어요?"


괜히 의심 갈 답변은 하지 말자.


"제가 좀 한적한 곳을 좋아해서요. 마음도 심란했고."


구치소, 교도소는 대부분 산중에 위치했다. 그리고 이 지리적 이점은 그놈을 제거하고 시체 처리에도 용이했다. 그놈의 생활을 24시간 들여다볼 수 있고 한적한 산중에서 시체를 처리하기에 이만한 보호색을 두른 직업은 대한민국에 없었다.


"그렇군요. 어찌 됐든... 혹시 기억을 잃고 쓰러졌을 때, 그 상황을 다시 한번 여쭤보려고 해요."


한 경감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도경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하여 도경을 다시 부른 것이다.

하지만 도경은 실제로 현관문에서 눈을 뜨기 전에 상황은 아무 기억도 나지 않았다.


"제 기억에는... 지금 언론에 살인자라고 공개된 그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지금에서야 불현듯 생각이 나는데 얼굴 생김새가 전혀 달랐어요."


"네?"


거짓말을 했다. 그를 잡기위해 힘들게 교도소에 들어갔지만 어차피 그와 관련된 기록들은 전산시스템에 고스란히 기록돼있었다. 그 살인마가 출소하기만 한다면 그에게 바로 접근할 수 있었다. 도경은 최근까지 그가 살던 주소, 가족들의 주소와 연락처,

그 외에 전반적인 그의 생활 반경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다시 한번 잘 떠올려보세요."


한 경감의 얼굴에 당혹감이 가득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를 직접 맞닥뜨린 도경이 '제가 봤는데, 그는 범인이 아니에요.'라고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한다면 항소심은 그에게 무죄를 내릴 가능성이 상당해 보였다.



씬# 교도소 도경의 근무시간


지금쯤 이지현 검사와 한 경감의 속은 말이 아닐 것이다.

도경의 진술로 인하여 그 살인마는 무죄를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교도소에 들어와 도경은 그놈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메모지에 적었다. 무죄를 받고 석방되는 동시에 곧바로 해야 할 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가 구속되기 직전까지 일을 했던 곳, 족들의 주소가 모두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판은 짜였다.

이제 인내심과의 싸움이다.


"비상벨! 비상벨 확인하세요! "


무전을 통해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통제실. 도경은 비상벨이 울린 방앞으로 튀어나갔다. 그 방엔 익숙한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청 푸른색으로 변한 피부, 혼탁해진 동공, 축 늘어진 팔과 다리. 찢어진 러닝셔츠가 화장실 손잡이에 단단히 묶여있었다. 그리고 러닝셔츠의 반대편엔 한 남성의 목젖 부분이 꽉 눌려 칭칭 감겨있었다. 자살. 간혹 구속 수감되어 삶을 비관한 사람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도경은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비켜!"


현장에 도착한 기동타격대가 도경의 어깨를 밀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그의 몸을 잡고 카터칼로 러닝셔츠를 잘라냈다.


"너 뭐해! 왜 멍하니 서있는 건데!"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도경에게 문책성 발언이 들려왔다.

그리고 숨이 멎은 그 남자는 휠체어에 실려나갔다.


"죽었네."


도경은 죽은 사람의 그 혼탁한 눈동자를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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