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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국적 소녀 Jul 14. 2020

나에게는 내가 제일 중요하다

나를 잃어버리는 순간 삶은 지옥




1. 언젠가부터 내 부족한 점을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게 부족해, 이런 부분을 더 발전시켜야지 등등. 그렇게 스스로를 완벽한 존재가 아닌, 어딘가 더 나아져야 하고 바뀌어야 할 존재로 생각해왔다. 자연스럽게 그러다보니 남의 의견을 더 수용하게 되고, 내 의견은 뒤로 밀려나 있었다. 


2. "얘야, 자기 자신은 스스로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남한테 자기를 보호해달라고 부탁하는 바보처럼 보일 수 있다" - 마야 안젤루 <엄마, 나 그리고 엄마>


이 글귀를 보고 내가 정말 바보같이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스스로에게 손가락질하고 오히려 남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시선에서 나를 정죄하고 있었다. 결국 보호받지 못한 어린아이 같은 벌거벗은 내가 남아있었다.


3. 어떤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약하고 벌거벗은 사람들을 알아채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만만해 보이는 순간 그들의 먹잇감이 된다. 나의 어떤 부분을 가지고 프레임을 씌워 가르치려 하고, 바꾸려하고, 지적하면서 흔히 말하는 '꼰대질'을 한다. 근데 바보같이 이렇게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하이에나 무리에게 한 마디를 하지 못한다. (애초에 못할 거 같으니까 그들이 공격하는 거기도 하지만. 누울 자리 보고 눕는거다.) 


4. 보호해야 할 사람은 나고, 왜 나를 공격하냐고 화낼 대상은 상대방 (하이에나) 인데,  어느 순간 보면 나는 나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래 내가 그런 면이 있지'라고 이해심이 넓은척, 대인배인척, 나는 속이 깊은 사람인척 그냥 마냥 삭이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하면 사회생활을 잘하는 줄 알고, 그렇게 트러블 없이 그냥 넘어가는게 좋은 것인줄 착각하는 거다. 하지만 그 반대다. 오히려 내 주장을 하고 날 보호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사회생활을 잘한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되는거고,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 되는거다.


5. 좋게 좋게 살아야지, 그냥 예의바르고 모나지 않게 착하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나를 호구로 만들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뭐가 그렇게 두렵지? 내가 저 사람과의 관계를 포기해서 정말 잃는게 뭐지? 

잃을 준비가 된 사람은 두려울 게 없다. 

나는 앞으로, 나를 해치고 공격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켜나갈 생각이 없다.

모든걸 포기할 각오로 그냥 당당히 스스로를 보호해 나갈 것이다.

나에게는 내가 가장 중요하고, 나를 보호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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