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 내 인생의 도끼들

서평

by 주부맥가이버

이 책의 저자 박웅현은 작가가 아닙니다. 광고 만드는 사람인데, 이렇게 책을 3권이나 냈어요. 아.. 이렇게 작가가 아닌데 책 내는 사람이 많은데 일반인인 내가 죽기 전에 책 한 권 내고 죽겠다는 원을 풀고 죽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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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인가를 독서 토론하던 당시에 첨 읽게 되고 글이 참 마음에 들어서 책은 도끼다라는 책도 사서 읽었어요. 이 분의 책은 뭐랄까... 굉장히 위안이 되고 책을 읽다 보면 독자를 가르치려 드는 작가가 있는데 이 분은 절대 그러지 않아요. 겸손이 묻어나고 나와 함께 좋은 걸 하자고 저기서 막 부르는 듯한 느낌이에요.

책을 읽으면서도 길을 안내하듯 좋은 걸 막 제 앞에도 흘려둬요. 그리고 음미해보라고 작은 목소리를 얘기하는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이 분이 다시,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열었어요. 벌써 5년 전 일이네요. 너무 오래전 일을 얘기해서 미안합니다. 요즘 같이 정보가 빠른 시대에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기념회에 다녀온 일이 무지 기억에 남았거든요. 이때 이화여자대학교에도 처음 가봤습니다. 광고인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출판기념회 스케일이 컸어요. 사람도 많이 왔고 콘서트 티켓처럼 기념회 참가 티켓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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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직접 줄 서서 받은 사인과 티켓을 처음 읽었던 여덟 단어 붙여놓았어요. 이 분 유명한 카피 문구가 많습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동일하다> <생활의 중심> <사람을 향합니다> 등등. 이 분은 모든 사물이나 글, 형상을 그냥 보지 않아요. 그 속을 들여다보고 그걸 같이 얘기하고 느껴보라고 합니다. 뭐 별개 인문학인가요? 이런 게 인문학이 아닌 가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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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 다닐 당시 같이 공부했던 분들과 다녀왔습니다. 직접 작가의 얘기를 들으니 참 좋았고 시도 같이 읽고 음악도 들려주고 자기의 경험담 등을 얘기하며 같이 느끼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박웅현 작가가 말하는 책은 도끼다라는 말은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책 [저자의 말]에 나온 내용을 보고 작가가 읽은 책들이 바로 자신에겐 도끼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라고요.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1904년 1월, 카프카, [저자의 말] 변신 중에서


저는 책을 많이 읽는 어린이가 아녔습니다. 독후감 숙제를 겨우 해내는 책 읽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고 대학 때까지는 교과서와 전공서적들이 제가 읽은 책의 팔 할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다가 30살이 되었을 때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뭔가 이룬 것도 없었고 평생을 함께 할 짝지도 못 찾겠고 한 회사에 다닌 지 오래되어서 굉장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을 때였습니다. 그때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무도 봐주지 않지만 인터파크 북피니언과 이 블로그에 제가 읽었던 책들의 자취가 남아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출퇴근 지하철과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었어요. 그 당시 서평단 활동도 많이 했었지요. 뭐 그 당시 읽었던 책들이 모두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도 제 머리와 가슴을 내리치는 책은 도끼다 같은 책들을 종종 만났습니다. 책은 도끼다라는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입니다. 읽기 전과 읽기 후로 나눌 수 있는 책.


제목이 참 재밌죠? 책은 도끼라니. 참 광고인다운 책 제목 같습니다. 눈길을 확 끌잖아요. 저도 제 인생에 도끼들이 있습니다. 꼭 책뿐만은 아니었어요. 제 맘 속에 차가운 얼음이 꽝꽝 얼어있는데 그걸 깨뜨리는 도끼 같은 것들요. 책이 그랬고 17년의 긴 회사생활도 그랬죠. 영원히 싱글일 것 같았던 제게 갑작스러운 결혼과 출산, 육아가 그랬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도 도끼들이 참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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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던 여덟 단어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좋아서 자주 읽어보는 문구예요. 정답을 찾지 말고 만들어 가고, 멘토를 맹신하지 말고 자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라는 그 말이 참 따뜻하고 겸손하게 느껴져서입니다. 나이가 먹어도 인생의 정답은 없는 것만 같아요. 내 인생을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도 들고요. 하지만 나라는 인간에 대한 존중은 절대 잃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확신은 꼭 필요한 것이죠. 제가 살면서 도끼로 깨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내게도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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