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남아있던 어린시절 부터
아이를 출산하기 전까지 나는
아침이면 학교, 직장에 갔고
해질무렵 집에 돌아왔다.
그래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휴가겠거니 했었고
그 시간에 백화점과 마트는 사람도 없겠다 싶었다.
내가 모르던 삶의 반대편의 인생을 잘 알지 못했다.
지금 나는
아이를 출산하고
그 삶의 반대편에
살고 있다.
오전 9시부터 10시는 아이들이 등원하는 시간.
거리에는 유모차, 킥보드, 전동차가 움직이고
오후 3시가 되면 놀이터가 북적인다.
이런 삶도 있구나.
평생 모르고 살았던 것들.
세상에 이렇게 놀이터가 많았는지
아이가 길을 걷다보면 3분에 한번씩
놀이터를 발견해주어 알게 되었고
백화점에 유모차를 끌고 낮에 다니던 엄마들을
알량한 직장인의 자만심으로 그들을
부러움 반. 시샘 반으로 바라보았던 내가
그들의 삶 속의 일원이 되어
힘들겠다는 격려의 시선을 보낸다.
내가 모르던 삶이 얼마나 더 많을지.
살아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러니 나의 삶의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