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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득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늘 하던 간단한 루틴을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브런치를 열고 통계 페이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거의 하루도 빼지 않고 놀랍니다. 이 대수롭지 않은 글을 이렇게나 많이 읽어주셨다고? 왜? 사실 그렇습니다. 이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들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 가끔은 안 읽는 것이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잡다하고 소소하며 가끔은 청승맞고 때로는 뭐 이런 것까지 바이트 낭비를 해가며 온갖 사람이 다 보는 이런 데다 쓰는가 싶은 그런 이야기들 뿐입니다. 브런치 작가씩이나 따놓고 이런 글이나 올리다니, 도대체 브런치는 작가 선별을 어떻게 하는 거냐는 생각을 하신 분도 계시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미 몇 번을 말씀드린 바, 이 브런치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웬만하면 아무에게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을 겪은 한 사람의 생존 분투기입니다. 내 옆의 누군가가 때로는 밉고 때로는 싫고 저 인간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싶을지라도 그래도 내 곁에 숨 쉬고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는, 그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보시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 쓰고 있는 글입니다. 일단 저부터도 그러지 못했고, 이렇게 혼자 남은 지금 가장 후회하는 것은 그 부분입니다. 이거야말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이야기가 아닐까, 저는 늘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겨주시는 댓글에 일일이 답을 달지는 못하지만(대개의 경우는 뭐라고 대답을 드려야 할지 애매해서 하루 이틀 묵히다 보니 타이밍을 놀쳐버리는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주제에 글밥 먹는 사람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습니다) 주시는 댓글들은 하나하나 책갈피를 물려서 제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픈 상처를 털어놓아 주신 분들, 위로의 말씀을 주신 분들, 걱정해 주시는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그 사람을 떠나보내고 짧은 글을 적고 있는 일기장에 쓰여진 숫자가 오늘로 355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그런 식으로 훌쩍 떠나버린 후 제가 355일이나 이렇게 멀쩡히 숨 쉬고 살아있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별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브런치에 지원하고, 요행히 한 번만에 지면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한 건 반쯤은 살기 위한 조건반사 같은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가 사라진 1년간 제가 한 모든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고 가끔 이 남루한 글에 과분한 말씀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어 한번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끈 떨어진 연이 되어, 그래도 요행히 저 먼 하늘까지 날아가 버리진 않고 근처 나뭇가지 하나에 실이 엉켜있는 그런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저에게 여러분이야말로 지인이고 가족이십니다. 일면식도 없는 어느 보잘것없는 사람의 슬픔에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시고 같이 아파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좋은 봄날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그 어떤 슬픔도 아픔도 없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문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