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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은 조용히 넘어갔던 브런치 조회수가 이번 달은 몇 번이나 대란이 일어나서, 이 브런치를 만든 이후 월간 조회수 최고를 찍었다. 도시당체 그럴 만한 글이라고는 쓴 기억이 없어서 얼떨떨할 뿐이다.
이렇게 조회수 대란이 터진 날은 가끔 브런치 메인에 가서 요즘은 어떤 글들이 인기 있는지를 스윽 보고 올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 느낀다. 요즘 참 이혼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이혼이라는 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많은가 보다고.
요즘 세상에 이혼이 무슨 흠이냐고들 한다. 결혼한 사람들 중 세 쌍 중에 한 쌍은 도로 갈라져서 남이 되는 세상이라고도 한다. 나만 해도, 종종 전화해서 남편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너는 차라리 그립고 애틋할 때 보냈으니 이렇게 속속들이 밉지는 않을 거 아니냐는 푸념을 하는 지인들이 없지 않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가끔 생각한다. 우리도 더 오래오래 살았으면 이혼했을까.
그와 내 경우에는 더 간단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이에는 그 알량한 호적등본 한 장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의 남편이었고 나는 그의 아내였지만 그건 우리 사이에서나 그랬다. 집 밖을 한 발짝만 벗어나도 그 어떤 것도 그와 나 사이를 증명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의 검안서를 받으러 경찰서에 갈 때도, 그의 사망진단서를 받을 때도 다 단순한 동거인 자격이었다. 그리고 우리 사이에는 아이도 없었다. 그렇게 위태로운 관계였으니 우리가 돌아서 남이 되는 것은 모르긴 해도 더 간단했을 것이다. 둘 중 하나가 짐을 싸서 나가버리기만 하면 그걸로 끝이었을 테니까.
그래서 생각해 보게 된다. 좀 더 오래 같이 살았더라면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이 기어이 왔을까, 하고.
사람 일 모르는 것이고, 지금 이혼해 남이 된 그 사람들 역시 처음부터 그런 것까지 상정하고 결혼하진 않았을 테니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끝에 있는 정 없는 정이 다 떨어져서, 혹은 도저히 그럴 수밖에 없어서 손을 놓고 돌아서는 일이 있었을지도. 어쩌면 그런 일은 생각보다 그리 멀리 있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되느니, 그냥 그런 식으로 먼저 떠나는 것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사람과 헤어지는 방법에는 참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우리의 이별은 그중에 어느 정도일까를 생각해 본다. 어떨 때는 그지없이 최악인 것도 같았다가, 어떨 때는 또 이만하면 나쁘지 않은 것도 같았다가. 내 마음은 늘 그 사이 어딘가를 배회한다. 모르긴 해도 우리가 이혼해 남이 되었다면, 지금 내가 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 그리움은 아마 얼마쯤은 미움이나 서운함, 기타 등등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변질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