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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홈트 루틴이라는 건 사실 홈트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숨쉬기 운동을 조금 면한 맨손체조 급의 간단한 요가 동작 몇 가지와 근력 운동 몇 가지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며칠 전 석 달 여만에 처음으로 그 루틴을 다시 해 보고, 내 몸의 수행능력이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기에 아 그래도 1년 가까이 이거라도 꾸준히 해 왔던 게 퍽 도움이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물론 시간도 줄이고 개수도 줄였으나마.
그러나 그게 꼭 그렇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요 며칠 새 내 몸은 온 데서 난리다. 편안한 병원 침대에 드러누워 보낸 지난 몇 달을 잊지 못하는 몸이 그간의 나태에서 벗어나기 싫어 발악을 하는 중인 것 같다. 스쿼트 몇 개를 했답시고 허벅지가 통째로 뭉쳐서 일어섰다가 의자에 앉을 때마다 움찔움찔 놀라게 된다. 플랭크 2분을 버티겠다고 배에 힘을 주고 있었던 탓에 배 쪽도 윗몸일으키기라도 실컷 하고 난 듯 무지근하게 당긴다. 다른 열심히 운동하시는 분들까지 갈 것도 없고 입원 전까지 나 스스로가 하던 운동량의 절반이나 조금 넘나 싶은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빌빌거리고 있자니 웃기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해서 쓴웃음을 머금게 된다. 야, 고작 이 정도 움직이고도 이렇게 죽는소리라니 앞으로 정말 어떻게 살려고 그러느냐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운동 때문에 생기는 근육통이야 또 그러려니 한다. 어쨌든 몸을 움직이는 와중에 생긴 건설적인 통증이니까. 그러나 관절염 때문에 아침마다 뻣뻣해지는 손마디라든지 심심하면 생기는 구내염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이제 슬슬 내 몸도 나이를 먹어간다는 하나의 징표처럼 여겨져서 영 사람을 심란하게 한다. 그리고 그 화룡점정 격으로, 어제부터 왼쪽 눈꺼풀 속이 따끔거리고 끈끈한 눈물이 나며 살짝 건드려 보면 아릿한 통증이 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다래끼 증상이라는 모양이다. 나는 한참 어릴 때도 다래끼에 걸려본 적이 없었다. 나이 다 먹고 이젠 다래끼까지 걸리는 거냐고 나는 한참이나 실소를 머금었다.
약국에 가서 항생제를 사 먹느냐 이왕 나서는 김에 병원을 가느냐를 고민하다가 나는 그냥 병원에 가기로 했다. 괜히 미련을 부리다가 칼을 대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모양이고 눈 쪽은 마취도 쉽지 않아 간단한 시술 주제에 제법 고생스럽다는 모양이니 그렇게까지 되는 건 사절이다. 도대체 뭘 어쩌고 살면 이 나이에 다래끼냐고, 나이와 다래끼가 딱히 상관은 없지 싶으면서도 괜히 그렇게 한 번 투덜거려 본다.
나도 이제 늙는 모양이라고, 그의 사진에 대고 그렇게 중얼거려 본다. 우리 이제 만날 날 멀지 않은 거냐고. 월요일 아침부터 못하는 소리가 없다, 하고 그는 그렇게 눈을 흘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