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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상 벌써 몇 주째, 목요일을 지나 금요일쯤부터 일요일까지는 제법 풀린 날씨였다가 월요일 아침이 되면 벼락같이 추워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가 특히 심했다는 기분인데, 어제는 집 앞 마트라도 좀 다녀오려고 집을 나서다가 날이 너무 훈훈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날씨는 또 여지없이 체감온도가 영하 14도를 찍는 심술을 부리고 있다. 가뜩이나 월요일 아침인데, 이쯤 되면 날씨도 참 못됐다.
물론 나는 보통의 출근 시간을 겪어본 것이 대충만 따져도 20년쯤 전의 일이다. 그와 함께 창업을 시작하면서부터도 우리 회사는 출근시간이 10시였고 그래서 아침 하나만은 남들보다 아주 조금은 여유로운 편이었다. 그 창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부터는 내내 주로 집에서 일을 했고, 그래서 오늘 아침의 이 때아닌 강추위도 어느 정도는 강 건너 불구경이긴 하다. 그래도 하필이면 가뜩이나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출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식의 갑작스러운 추위라니, 참 사는 거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오늘만이 문제인 것도 아니다. 핸드폰의 주간 날씨 예측에 따르면 이번주는 내내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근처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예상되는 모양이다. 주말쯤이나 되어야 최고 온도가 겨우 영상권으로 올라오고 이 날씨가 완연히 풀리는 건 다음 주는 되어야 한다는 것 같다. 이럴 줄 알고 비교적 날씨가 따뜻했던 지난주에 이런저런 외출할 일을 전부 해결해 버렸고 어제는 마트에 가서 웬만큼 먹고살 것들도 잔뜩 사 왔으니 이번주는 정말로 집에 처박혀서 숨만 쉬고 있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잠깐 하다가 도대체 이 겨울이 얼마나 남았나 하는 조바심을 내 본다. 문득 쳐다본 달력은 어느새 1월 하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좀 있으면 설이고, 가뜩이나 짧은 2월은 설 쇠는 준비를 하다 보면 또 후루룩 지나가버릴 것이다. 그러고 나면 이제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명실상부 올 한 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이 온다. 그때쯤에는, 이 겨울도 웬만큼은 끝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봄이 오고, 나는 그가 떠나간 2주기를 맞겠지. 거기까지를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올해도 한 귀퉁이가 벌써 날아가버린 듯한 착각마저 든다.
가뜩이나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아침마다 날씨가 추워져 곤욕인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물론 월요일이 싫은 이유는 꼭 그것 하나만인 건 아니지만. 창밖으로 유난히 쨍한 하늘마저 추워 보이는 어느 겨울의 월요일 아침에, 나는 벌써부터 아이고 이제 올 겨울도 얼마 안 남았네 하는 좀 이른 생각을 한다. 어쩌면 겨울이란, 그런 식으로 견뎌 내는 것인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