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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있는데도 손이 시리다는 글을 두어 번 쓴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글을 보고 적지 않은 분들이 짐작하셨을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 뭔가 몸에 문제가 있구나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가끔 손이 붓고 손가락이 잘 접혀지지 않는다는 느낌은 몇 년 전부터, 가끔 있긴 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빈도가 잦아졌다는 것을 나 스스로가 뚜렷하게 느낀다. 그 증상이야 또 일어나 눈을 뜨고 몇 번, 세 살짜리 아기가 된 기분으로 '도리도리 잼잼'을 해주면 조금씩 괜찮아지지만 오후쯤이 되면 손 끝이 시리다 못해 저리고, 가끔은 콕콕 쑤시고, 어깨에서 날개뼈를 거쳐 팔의 윗부분까지가 무지근하게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실 뒷목과 어깨에 남의 살이 한 덩어리씩 붙어있는 이 느낌이야 일하면서 컴퓨터를 만지고 쉬면서 핸드폰을 만지는 생활을 십수 년째하고 있는 나로서는 딱히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긴 했다. 그러나 손이 저리기까지 하다는 느낌은 처음이어서 이거 내 몸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럴 때는 또 가장 만만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인터넷을 뒤지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인터넷에는 나와 비슷하게 뒷목과 어깨와 등과 팔과 손이 뭉치고 저린 증상으로 고통받는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해답도 얼추 비슷했다. 컴퓨터 많이 해서. 핸드폰 많이 해서. 자세가 안 좋아서. 하루 종일 앉아만 있어서. 거북목, 라운드숄더, 흉곽출구증후군이라는 조금 생소한 말들까지.
유튜브에 널려있는 그 수많은 클립들 중에 몇 가지를 따라 해 보고 이거 좀 시원하다 싶은 것 몇 가지를 골라 며칠간, 생각날 때마다 했다. 그러나 효과는 그때뿐이고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비슷한 증상에 이맛살을 찌푸리며 진짜 어디 도수치료 잘하는 곳이라도 알아봐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며칠간 이런저런 스트레칭을 새새 틈틈이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홈트를 하면서, 나는 팔을 머리 위로 드는 동작이 예전보다 좀 덜 부자연스러워진 것을 느꼈다. 오른쪽 팔의 위쪽 부분이 찌릿찌릿해서 팔을 아무 생각 없이 홱홱 들어 올릴 수가 없는 증상이 있었고, 이야 이런 식으로 오십견이 오는구나 하는 농반진반하는 말을 그의 사진약자를 향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아침엔 한결 통증이 덜했다. 그 스트레칭 때문인지, 아니면 오늘 내 컨디션이 조금 좋기 때문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째 병원에서 나와 시즌 2를 쓰면서부터 어디가 아프다는 글을 쓰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별 수 없이 나이를 먹어가는 모양이고, 그에 따라 아픈 곳도 슬픈 곳도 늘어나는 모양이다. 이왕 먹어버린 나이를 도로 토해놓을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한 내 몸을 잘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면서 잘 보듬고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