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한 번씩 글이 메인에 딸려 올라간다거나 에디터 픽에 걸린다거나 해서 조회수가 몇 만 단위로 폭발하는 일이 있다. 주로 먹는 이야기를 쓸 때 그런 일이 잘 생긴다. 이런 일이 생기면 평소 200에서 300 정도를 왔다 갔다 하던 조회수가 훅 뛰어서 4, 5만을 넘고 가끔은 10만이 넘을 때도 있다.
근래 한 두 달 남짓은 그런 일이 뜸했다.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 브런치는 그냥 공개 일기장 정도의 느낌이고 여기에 쓰는 글들로 뭔가를 도모해 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 올리는 글은 넘치면 넘치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냥 매일 아침 내가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그때그때 쓰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덕분에 구독자 수나 조회수, 댓글수, 라이킷 수 등에 대한 미련 같은 건 내 평생 글에 대한 반응에 이렇게까지 초연해 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없는 편이다.
어제 에어컨 온도에 관한 글 한쪽을 써놓고 외출할 일이 있어 나갔었다. 점심때가 가까워 올 무렵 뜬금없는 조회수 알림이 온 걸 보고 아 그분이 오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불쑥 뜨끔해졌다. 하필이면 에어컨 온도 이야기였고 또 하필이면 그의 이야기이기도 해서다. 순식간에 지구 온난화니 전기료니 적정 온도니 하는 몇 가지 '예민한' 키워드가 떠올라 뒷골이 오싹해졌다. 내가 28도에 맞춰 에어컨을 트는 것까지야 그렇다고 치는데, 이제 내 옆에 있지도 않은 사람이 더위 심하게 타서 에어컨 좀 열심히 틀어댄 걸로 생각 없다고 욕먹고 있으면 어떡하지. 거기까지 순식간에 생각이 내달렸다. 생전 가야 달리는 일 없던 댓글도 몇 개 달려서 확인할 때마다 급긴장했지만 다행히 무난하고 친절한 댓글들 뿐이었다.
물론 내 글에 많은 조회수가 찍히고 댓글이 많이 달리는 건 언제나 기쁜 일이다. 그냥 혼자만의 사색이 필요했으면 블로그 같은 곳에 비공개를 걸어놓고 혼자 편하게 글을 쓸 수도 있고 그냥 데스크탑 하드에 저장하는 방법도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는데도 브런치 같은 오픈된 장소에 이런 모자란 글을 하루에 한 꼭지씩 올리면서 가뜩이나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에 구독자 여러분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것에는 내 이야기를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분명 기저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래놓고도, 나는 가끔 이런 식으로 내 글이 과분한 관심 속에 던져지면 혼자 당황스러워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런 식으로 관심을 받아도 온전히 즐기지를 못하고 내가 또 혹시 무슨 말실수라도 한 게 아닌가 전전긍긍하는 걸 보면 역시 나는 T가 아닌 F가 맞고 그중에서도 INFP가 맞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