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올해 꽃샘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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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득

물론 밖에 나다닐 일이 없는 새벽 3, 4시 기온이긴 하지만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던 걸 본 것이 불과 며칠 전이다. 발이 푹푹 빠질 만큼의 눈이 와서 그의 봉안당으로 올라가는 등성이를 올라가면서 무슨 크로스컨트리 선수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것 같다. 뭐 그럼직도 하리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1월이고 한겨울이니까.


며칠 전 인터넷 포탈 사이트에서 올해는 2월 말이 되면 따뜻해질 거고 올해 여름은 4월에서 11월까지가 될 거라는 뉴스를 보고 나도 모르게 미쳤네, 하고 중얼거렸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대해 사람들의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기상청이 그런 비난을 받는 건 태풍 경로 예측을 몇 번 실패한 사레가 너무 유명하기 때문일 뿐 우리나라 기상청의 정확도는 꽤 높은 수준이며 특히 연간단위의 기후 변화는 꽤 정확하게 예보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니 저 뉴스도 아마도 대개가 사실일 것이다. 물론 4월에서 11월까지, 무려 8개월 동안 내내 한참 때의 7월 8월처럼 덥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벌써부터 그 예고편이라도 시작하는 건지, 핸드폰의 날씨 어플에 의하면 오늘 최고기온이 무려 영상 10도라고 한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고, 그래서 초콜릿 하나 나눠먹지 못할 값에라도 오늘도 봉안당에 가볼 참이다. 그런데 당장 영상 10도씩이나 올라간다는데 패딩을 기어이 입고 나가야 하나 하고 한참이냐 갸웃거리게 된다. 아무리 영상 10 도래 봐야 겨울은 겨울이니 그냥 모른 체 패딩을 입고 나가야 할 것도 같고, 어차피 봄가을에 입으려고 산 아우터 몇 벌이 요즘 한두 번 입고 고스란히 옷장 행이기 십상이니 이럴 때나 한 번 입어보지 언제 입어보겠나, 안에 입는 옷을 좀 따뜻하게 입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 겨우 2월 중순에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다니, 올해 날씨는 안 봐도 대충 알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여름도 겨울도 한 가지 고약한 공통점이 있다. 이제 다 끝난 척해놓고 '헬로, 시드니?'를 외치던 오래된 공포영화의 가면을 쓴 살인마처럼 되돌아와 한 번은 뒤통수를 때린다는 것이다. 정말로 기상청의 예보대로 2월 말부터 날씨가 풀린다면 올해 꽃샘추위는 아마 꽤나 지독하지 않을까. 벌써 그런 걱정을 해본다.


16744_50506_254.jpg 이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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