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8번의 일요일
2024.03.17.
열 번째 근무
몇 년 전 유전자 검사에서 "뒤통수에 수면 버튼"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머리만 닿으면 잠이 오는 체질이라는 말이 웃겼지만, 당시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누우면 정말 바로 잠이 든다.
드디어 유전자가 힘을 발휘하는 걸까? ㅎ
깨어 있는 동안에는 내내 뭔가를 하며 하루가 바쁘게 흘러간다.
효율적으로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긴다.
오랜만에 다시 하게 된 일은 재미와 별개로 좌충우돌의 연속이고,
팀으로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주중의 시간은 그렇게 숨 가쁘게 흘러간다.
그런 나에게 일요일 도서관은 평온이자 잠깐의 멈춤이다.
그렇게 여유를 찾다 예약 서가에서 <브런치 하실래요>라는 책을 발견했다.
설마.. 그 브런치?
도서관 근무를 하며 이 좋은 경험과 감동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게다가 브런치 플랫폼에 글을 연재해 보고 싶었던 터라,
책과의 만남은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이 책으로 글이 편집되고, 출간되고, 배포되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글은 단순히 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구조와 형식을 갖추고, 적절한 겉모습을 입힌 후에도 선택받고 알려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연한 사실이면서도 괜히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하지만 편안한 제목에 속아(?) 덕분에 이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목표가 생기면 글쓰기가 힘들고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꼭 해야 할 일도 아닌데,
그냥 하겠다고 결심해서 하는 일이니 벌써 부담스러워하지 말자.
그냥 써 보자.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by 스티븐 호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