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8번의 일요일
2024.09.29.
서른다섯 번째 일요일, 아디오스
책을 읽고 정리하며 하루를 보냈다.
아무리 부지런히 읽어도 관심 가는 책을 모두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책과의 관계에서 부담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목표 권수에 대한 압박과
돌아서면 늘어나는 관심도서는
여유시간과 여가조차 책과 관련된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주고 있다.
읽을 책이 넘쳐나는 세태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위인의 일화.
“옛날에는 책이 많지 않아 독서는 외우는 것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고의 서책이 집을 가득 채워 소가 땀을 흘릴 지경”
- 다산 정약용(1762~1836년)
“책이 너무 많다 보니 제목들을 읽을 시간조차 없다.”
- 이탈리아 작가 안톤 프란체스코 도니(1503~1584년)
글을 쓰고 펴내기 쉬워진 오늘날 책이 넘쳐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과거부터 이어졌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어쩌면 과거에도 책은 여유 있을 때 읽는 사치품이 아니라
그 어떤 필수품보다 중요한 생존 도구였을까.
“어려운 책을 바로 읽지 않고 서가에 꽂아 두는 것을 ‘책 재우기’라고 한다.
책이 나에게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바로 지금이 아닌 적절한 시기에 읽을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 작가 다카다 아키노리 <책의 재발견>
#시절인연_책에도 통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마음 편히 갖자. ;)
재환샘과의 마지막 근무였다.
내년에도 도서관에 출근할 수 있을지, 계속 일할 지 확신할 수 없어서
아마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다.
덕분에 편안하고 든든했으며, 고마웠다.
계속 같이 근무하고 싶고,
다시 만나도 좋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재환샘은 능력도 있고 늘 솔선수범해서
일은 이 친구처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ㅎㅎ
그럴듯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결국 별다른 말 없이 헤어졌다.
그저, 아디오스.
#시절인연 #책재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