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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음으로 얻는 평온함

by ㅇㅈㅇ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지 마라.

기대 없이 행동하는 순간,

자유로워진다.


- 마하트마 간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그리고 낯선 이들까지.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종종 실망을 경험한다. 가족에게서 느낀 실망, 애인에게 받은 상처, 친구의 배신, 그리고 때로는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서조차 실망을 느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어떨까?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을 것이다. 최악을 예상하며 살아간다면, 누군가의 작은 호의조차도 따스한 햇살처럼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사람은 본래 주고받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Give & Take. 이 단순한 진리를 어른이라면 당연히 알고 지켜야 하지 않을까? "내가 너한테 이만큼 해줬으니, 너도 나에게 이만큼 해줘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내가 10만 원을 부조했으니, 너도 최소한 그만큼은 해야지." "내가 너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너도 나에게 그렇게 하라는 뜻이야." 이러한 기대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기대와 일치하지 않는다. 모든 행동과 말에는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가 우리가 기대한 것과 다를 때 실망하게 된다. 한국인의 정서 속에서도 이웃 간의 정은 일방적이지 않다. "내가 이웃에게 김치를 얻어먹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갖다 줘야 한다." 이렇듯 기대와 현실의 차이가 클 때 우리는 실망을 경험하게 된다. 누군가의 호의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그릇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한없이 베풀지만, 누군가는 받은 만큼만 돌려주려 한다. 때로는 받은 것보다 적게 주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복잡하고, 서로 다른 기대와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자신조차도 믿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기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남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나만큼 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버리고, 남의 그릇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순간적으로 변할 수 있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 속 편한 삶의 방식일 것이다. 인생은 새옹지마다. 모든 것이 변할 수 있고, 우리의 기대는 언제든 어긋날 수 있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 내가 친절을 베풀었는데 불친절이 돌아와도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다. 내가 베푼 친절이 돌아올 때는 그것이 따스한 햇살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 당장 동네 편의점에 들어갈 때도, 직원의 표정과 말투에 신경 쓰지 말고 불친절할 거라 예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을 테니까.


내가 친절을 베풀었는데 불친절이 돌아왔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반대로 친절이 친절로 돌아오면, 그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미소 지을 수 있다. 기대하지 않는 만큼만 행동하고, 그에 대한 반응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평온함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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