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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인간은 비상식적이다

사회적 행동의 미학

by ㅇㅈㅇ

사람들은 위압감에 의해서 보다는 친절에 의해서 더 쉽게 정복 당할 것이다.

하지만 적절히 사용된 힘은 그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 마키아벨리


선택적 친절과 현실


세상은 이기적이고 각박할지 몰라도, 우리의 선택은 여전히 중요하다. 언제 친절을 베풀고, 언제 강하게 나서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불편한 진실 속에서도 나의 행동과 태도를 조절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나의 선택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결국 나에게도 유리하다.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친절히 대하는 이유와 현실


"사람들을 친절히 대하라." 익숙한 말이다. 영어로도 흔히 말하는 "Treat Others How You Want to Be Treated."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왜 우리는 모두가 서로에게 친절하지 않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며, 친절이 반드시 친절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착한 태도가 이용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 불편한 진실은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음식 배달과 친절의 무게


단골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밥이 빠졌다. "사장님, 밥이 빠졌네요. 그래도 맛있게 먹겠습니다." 좋게 말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다음 주문에서는 추가한 토핑이 빠졌다.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사장님, 아무리 바빠도 신경 써야죠?" 그러자 바로 사과 메시지가 오고 환불이 처리되었다. 좋게 말할 때는 아무 반응이 없다가, 강하게 말하니 즉각 반응이 온다. 영화 <부당거래>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안타깝지만, 현실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은행에서의 교훈


점심시간, 은행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줄은 길고, 직원은 부족하다. 앞에 있던 중년 남성이 불평하기 시작한다. "아니, 바빠죽겠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직원을 더 배치해야지!" 그러자 직원 두 명이 뛰어나와 업무를 돕기 시작한다. 왜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가? 큰소리를 내야만 상황이 바뀌는 현실이 씁쓸하다.


회사에서의 현실


납품 일정이 지연된다. 거래처 담당자에게 몇 번이나 사과하며 상황을 설명한다. 처음에는 양해를 구하던 상대가 점점 강압적으로 변한다. 한계를 느낀다.


"제가 몇 번이나 사과하고 설명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면 납품 안 하겠습니다. 알아서 하세요."


그러자 태도가 바뀐다. 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사회에서 학습되는 현실


친절하면 친절이 돌아온다는 말은 꼭 맞는 말이 아니다. 물론 좋은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점점 강한 태도를 가지게 된다. 오히려 큰소리를 치면 일이 쉽게 풀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친절보다는 강함이 더 유리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신사적인 사람들을 보며


가끔 신사적인 사람을 보면 스스로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나도 저렇게 신사적으로 행동해야지."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세상은 점점 더 개인주의적이고 각박해지고 있다. 나도 그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있는 걸까?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에게 질문해 본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결국, 사람을 가려가며, 상황을 보며 행동할 것 같다. 필요할 때는 강하게, 필요할 때는 친절하게. 결국, 선택적 친절이 내게 가장 맞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한없이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 자신이 없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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