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던 출근날이었다. 항상 첫 알람은 진동이 조용히 울리다가, 다음엔 적당히 조용한 소리가 나는 알람이 울린다. 밍기적거리다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출발 알람이 오전 8시 10분쯤 한 번 더 울리기 직전에야 겨우 일어나 씻고 집에서 나온다. 오전 9시 수업이면 전기자전거를 타고 늦어도 8시 20분에는 출발해야 8시 40분쯤 안핏에 도착한다. 이날은 8시 15분쯤 출발했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하겠군, 싶었다. 그럼 여유롭게 커피도 사서 느긋한 오픈 준비를 할 수 있으리라. 완벽한 계획이었다.
센터 도착 5분 전쯤, 덥지만 기분 좋은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길음역에서 좌회전 차선으로 옮겨가던 중이었다. 쎄한 느낌과 동시에 스로틀을 돌리는 순간 이상한 굉음이 났다. 시동은 안 걸리고, 뒷바퀴는 뒤로 굴러가지를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신호등에서는 화살표가 왼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째려보는 뒷차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자전거를 끌고 인도로 후다닥 올라갔다.
'아, 일찍 도착해서 여유롭게 커피나 마시면서 오픈 준비 하려던 내 계획이...'
급한 대로 자전거는 길음역에 세워두고 버스를 타고 왔다. 여유는 무슨, 커피 살 기분도 아니었다. 안에서는 무언가가 들끓는 듯했다. 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충동이 심해지는 걸까? 이윽고 검색창에 '125cc 오토바이'를 쳐봤다. 1종 면허가 있으니, 125cc 이하 원동기는 운전할 수 있을 테다.
오후엔 25년 동안 자전거 및 오토바이 수리점을 하셨다는 용달 기사님을 만났다. 일본놈들이 별로긴 해도 장인 정신 하나는 끝내준단다. 기사님은 혼x 차가 타다보면 길이 잘 들어서 좋다며 연신 칭찬을 하셨다. 정치 얘기, 자식분들 얘기를 듣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점심 드시러 가셨단다. 옆 카페에 있다가 마침내 사장님을 만났다. 유성기어가 나갔단다. 브레이크 패드까지 총 17만 원. 용달비는 3만5천 원. 내 20만 원.
수리하는 동안 또 카페에 갔다. 벌써 세 번째 카페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다가, 동업자에게 조만간 오토바이 보러 같이 가 달라는 연락을 보냈다.
아, 정말 충동적인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