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의 PT 일기
장대비가 내리는 수요일, 여느 때처럼 아침 9시 회원님 수업이 있었습니다.
늘 저의 9시를 좋은 에너지로 채워 주시는 이분은, 지인의 지인 소개로 오셨는데 에너지가 참 밝으셔서 오히려 제가 수업할 때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곤 합니다. 처음에 오셨을 땐 통증이 너무 심했는데, 지금은 허리·고관절·어깨 통증이 거의 사라졌고, 컨디션도 훨씬 좋아지셨다니 참 다행이지요.
오늘은 바닥의 선을 가볍게 뛰넘는 동작을 알려드렸습니다. 회원님이 점점 제자리에서 멀어지시길래 "회원님, 이 선 밟으시면 안 돼요." 라는 말씀을 드렸지요. 회원님께서 바닥을 보시지 않아 몸이 선에서 점점 멀어지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건 음악이 아니라 운동이라서, 보면서 하셔야 해요, OO님!" 이라는 말씀을 드렸어요. (*회원님은 음악이 업이신 분입니다.)
그 한마디를 계기로 수다가 길어졌습니다. 대화 중 알게 된 사실은, 이 회원님께서는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외부의 압력, 목표 설정, 경쟁이 잘 맞지 않는 분이라는 거예요. 오히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더 잘 몰입하시는 거지요. 저의 큐잉을 듣고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회원님께서 말씀하시길, "음악은 무아지경이 되어야 한다"고 해요. 스포츠처럼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며 몰입해야 그 감정이 연주에 묻어난다는 것이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궁금해 여쭤봤습니다. "그럼 음악하시는 분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이상으로 가는 게 힘든 건가요?" 보통 예체능이라는 종목이 그렇잖아요. 저도 체육을 했기에, 열심히 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아서 음악 계열도 비슷한지 궁금했어요.
회원님의 답은 이랬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어느 정도 수재 소리는 들을 수 있어도, 그 이상은 어려워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연주하거나 압박감 속에서 연주하면, 그게 티가 나요."
그 말을 들으니 '무언가에 미쳐있는 사람, 오타쿠같은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퍼스널 트레이닝(Personal Training)은 개인 맞춤 트레이닝입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프로그램, 똑같은 설명을 적용하는 건 맞지 않지요. 오늘 회원님 덕분에, 저는 더 이 분의 성향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지금 함께하는 분들뿐 아니라 앞으로 만날 분들도 더 다양한 관점과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오늘 제가 사용했던 큐잉 방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 사람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트레이닝과 큐잉을 적용하는 것이 바로 코치의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회원님들 덕분에 저도 배우는 게 많아 늘 감사합니다. 그래서 수업이 더 즐겁고, 매일이 기다려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