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스레터
나는 먹는 양이 많은 편이다. 크게 가리는 것도 없어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게 먹는다. 그래서인지 맛집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익숙하고 편안한 동네 식당을 더 선호한다. (물론 새로운 곳도 좋아하긴 한다.)
집과 안핏 사이 거리가 있다 보니, 보통은 안핏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이제는 자주 가는 단골 식당도 몇 군데 생겼다. 그중에서도 김치볶음밥이나 돈까스가 생각날 때면 늘 찾게 되는 단골집이 있다. 사장님은 마감 중이라도 나를 보면 "괜찮아요, 드시고 가세요." 하며 음식을 내어주신다.
어제도 간만에 돈까스가 땡겨서 그 식당을 찾았다. 아, 그런데 너무나 고민이 되는 거다. 함박스테이크를 먹을지, 치즈돈까스를 먹을지... 물론 두 개를 다 시켜도 먹을 수 있긴 하지만, 매번 식비가 그렇게 나가기에는 내 주머니 사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잠시 고민하다 사장님께 SOS를 외쳤다.
"사장님, 치즈돈까스도 땡기고 함박스테이크도 땡기면 어떡하죠?"
이윽고 사장님의 답변,
"치즈돈까스를 메인으로 하고 함박스테이크는 절반만 해드릴까요?"
역시, 물어나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메뉴판에 없는 옵션인데도 불구하고 흔쾌히 해주신다는 사장님의 배려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전에도 사장님께서 요구르트나 음료수를 서비스로 챙겨주시곤 했는데, 어제는 제로콜라 한 캔과 빼빼로데이라며 수제 빼빼로까지 나눠주셨다.
자주 발걸음을 하게 되는 데는 그곳이 엄청난 맛집인 것도 있겠지만,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게 먹고 양이 많은 편인 나에겐 '맛' 자체가 그리 고민의 대상은 아니다. 맛보다도, 친절한 사람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이 간다.
아침마다 들르는 메가커피도 그렇다. 커피 맛이 다 거기서 거기일 수도 있지만, 새벽 6시부터 문을 여는 사장님과, 사장님의 밝은 인사 덕분에 다른 지점에서는 이곳의 맛이 나지 않는 것도 어쩌면 같을 테다.
결국은,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마음이 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