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없는 자전거
28년 전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왜 자꾸 생각날까?
지난 추석 때 아버지 얘기하면서 우니까
남편이 아직도 눈물이 나냐고 한다.
왜일까?
가을날에 돌아가셔서 일까?
내가 돌아가신 아버지 나이에
더 가까워져서일까?
아버지는 위트 있으며 어른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큰집 사촌 언니, 오빠들도 아버지를 좋아했으며
작은올케는 친정아버지 보다도 좋다고 했다.
모든 이가 다 좋아했고 아버지로부터
사랑받았다.
나는 형제들과 나이 터울이 10년 차이가 나는 막내다.
4남매 이야기 속에 늘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막내 영양제를 훔쳐 먹고 야단맞은 이야기들~
아버지의 기억들은 너무 많다.
돌아가시기 5~6년 전부터는 깡마른 체형이 더
왜소해져서 다리를 꼬고 앉으면
두 종아리가 맞닿았고 기운이 늘 없다고 하셨다.
기운 없는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골목에서 막내딸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를
않고 자전거를 세워서 "타~"
안 탄다고 하는 나를 기운 없는 아버지 자전거 뒤에
태워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