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저녁, 그리고 점심

세 번째 제주 한달살기 22일차_2026. 2. 2.(월)

by 풀잎소리

일요일 저녁, 친구들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했다.

제주에 왔으니 흑돼지를 먹고 싶다기에 검색을 했다.
캐치테이블 앱으로 숙소에서 멀지 않고 별점이 높은 곳을 찾았다.

당일 예약은 불가라서 가는 길에 웨이팅을 걸었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내가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말했다.

“여기 너무 좋다. 어떻게 찾은 거야.”

몇 번이나 감탄하며 식당 앞 정원에서 사진을 찍었다.

주문을 하고 한창 먹고 있는데 조명 색이 바뀌었다.
안녕바다의 「별빛이 내린다」가 흘러나왔다.
‘샤랄라라라라—’ 하는 후렴이 이어졌다.

그제야 식당 이름이 ‘별돈별’이라는 게 떠올랐다.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다시 정원으로 나갔다.
밤인데도 하늘이 푸른 기운을 품고 있었다.
별 몇 개가 또렷하게 박혀 있었다.

여름밤에는 별이 더 많을까.
그때 다시 오게 될까.


다음 날 점심에 친구들과 헤어졌다.

아침은 커피로 대신했고 친구들은 짐을 챙겼다.
몸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 나는 천천히 움직였고, 친구들은 숙소를 정리했다.

'원래 저렇게 부지런한 애들이 아닌데.' 괜히 웃음이 났다.

점심은 한경면 ‘뚱보아저씨’에 갔다.
정식을 시키니 고등어무조림과 갈치튀김, 성게미역국이 나왔다.
밑반찬도 정갈했다.
제주 물가를 생각하면 고마운 가격이었다.

마지막 식사도 다들 만족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우호적 무관심’은 휴무였다.
현대미술관 근처 카페들도 문을 닫았다.

결국 친구들은 공항으로 향했다.

대전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하고 각자 차에 올랐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차 안이 오래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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